‘추추 트레인’의 2019시즌 출발역은 어디일까.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의 굴곡 많은 2018시즌은 끝났지만 그를 둘러싼 여러 소문들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중심을 잡은 채 내년 담금질만 신경쓰겠다는 다짐이다.
2018시즌을 끝낸 추신수가 2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14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4, OPS(출루율+장타율) 0.810, 21홈런, 62타점. 언뜻 만족할 성적은 아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빛과 그림자가 뚜렷했다.
추신수는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7월 2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까지 52연속경기 출루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출신 선수 최다(스즈키 이치로·43경기), 텍사스 구단 최다(훌리오 프랑코·46경기), 현역 최다(알버트 푸홀스·조이 보토·이상 48경기)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운 위업이었다. ‘전설’ 베이브 루스(51경기)까지 뛰어넘었지만 테드 윌리엄스(84경기)의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에는 도전하지 못했다.
7월에는 생애 처음이자 박찬호, 김병현에 이어 한국인 세 번째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등 시즌 중반까지 기세가 좋았다. 하지만 후반기 56경기에서 타율 0.217, OPS 0.645로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추신수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전반기는 생각지도 못했던 만큼 좋은 모습이었다. 출루 대기록도 세우고 꿈에 그리던 올스타 무대도 밟았다. 하지만 후반기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안 좋은 모습이었다”며 “최고의 전반기와 최악의 후반기를 보내며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설까지 끊이질 않으니 요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미 현지에서는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추신수는 2014시즌에 앞서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냉정히 볼 때 구단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제 2년 4200만 달러 수준의 계약만 남은 상황이라 트레이드 매물로는 가치가 높다.
추신수는 덤덤했다. “선수는 상품이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입을 연 뒤 “내 상황이 그런 것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주위에서는 그를 흔들어도 중심을 지키며 오직 2019시즌만 바라보겠다는 각오다. 특히 류현진(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등판이 그를 더욱 채찍질했다. “솔직히 (류)현진이가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 등판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 나도 아직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무대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나면 야구를 안 보는데, 현진이 경기는 봤다.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나 역시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며 2019시즌을 준비할 차례다. 재활이 아닌 시즌 준비라는 것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