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재도약을 노리는 KIA 타이거즈에게는 비시즌 과제가 유독 많다. 2017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끊임없이 제기됐던 투수진 운영 문제가 이번 겨울에도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면적인 전력 개편으로 메워야 할 구멍도, 또 그 구멍을 메울 자원 선택의 고민폭도 커졌다는 점이다.
KIA는 지난 2년간 동행했던 외국인투수 원투펀치(헥터 노에시·팻딘)를 올 시즌 종료와 함께 모두 교체했다. 내년 시즌 제이콥 터너(27)와 조 윌랜드(28)가 외인 선발 역할을 대신한다. 부동의 ‘에이스’ 양현종(30)까지 더하면 일단 3선발까지의 순번은 갖춰지는데, 양현종을 제외한 두 명의 외인투수는 모두 ‘물음표’ 전력이다.
더 큰 문제는 4~5선발이다. KIA는 2018시즌 내내 4~5선발 운영에 있어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임기영~한승혁~임창용 등이 번갈아가며 마운드에 올랐지만, 확실한 믿음을 준 카드는 없었다.
2019시즌에는 윤석민(32)이 선발진에 합류할 계획이지만, 당장 긍정적인 면을 확신할 수는 없다. 임창용의 방출로 대체 선발 카드 하나가 빠졌다는 것도 고민이 더욱 더 커지는 이유다.
중간계투로 가도 곳곳에 구멍이 보인다. 임창용의 선발 전환으로 중간에서 힘을 써준 임기준(27)과 김윤동(25)은 2019시즌 마무리투수 후보들이다. 두 명 중 한 명은 뒷문을 지킬 것이 유력한데, 이 경우 허리에 힘을 보탤 카드가 하나 뒤로 밀리는 셈이다.
연장선상에서 마무리투수 고민 역시 계속된다. 고정 마무리투수가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올해 후반기처럼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중간계투 활용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올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투수들이 2019시즌에는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이민우(25), 유승철(20), 황인준(27)이 좋은 폼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고, 김세현(31)이 2017년 후반기의 영광을 되찾는 것만이 호랑이의 어깨가 가벼워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