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리그 정규시즌 총 720경기에서 완투는 17회가 전부였다. 비율로 따지면 2.3%에 불과하다. 2017시즌의 24회(3.3%)보다 오히려 더 떨어진 수치. 토종 선발자원인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고영표(KT 위즈)가 나란히 이 부문 공동 1위(3회)를 차지했지만, 리그 전체의 선발투수 평균이닝이 정확히 5이닝에 불과하다는 점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선발투수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흐름에 따라 선발진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특히 팀당 144경기 체제의 장기레이스에서 선발투수의 완투는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시너지효과를 불어넣는다. 선발투수의 호투 덕분에 계투진이 휴식을 취하면, 향후 일정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뭄에 콩 나듯 완투 경기가 나온다면 계투진의 체력관리도 쉽지 않다. 이는 무리한 투수운용과 연패로 이어지곤 한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야구의 기본적인 룰은 똑같다. 팀당 143게임 치르는 일본프로야구(NPB)의 사례를 보면, KBO리그의 완투형 투수 부족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2018 정규시즌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완투가 85차례나 나왔다. 센트럴리그 완투 부문 1위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는 혼자 10차례 완투를 기록했다. NPB 최고의 투수의 영예인 ‘사와무라상’ 수상자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시즌 10완투’다. 완투형 투수는 그만큼 대우를 받는다.
그렇다면 완투형 투수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KBO리그의 현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역대 한 시즌 최다완투 2위인 24완투(1987시즌) 기록을 보유한 이상군 전 한화 감독대행은 “과거에는 투수의 분업화라는 개념이 없었다. 지금은 선발과 불펜의 역할이 확실히 분리된 게 가장 큰 이유”라면서도 제구력 향상을 과제로 꼽았다. “일단 투구수가 적어야 완투도 가능하다. 맞혀 잡는 공격적인 투구가 필요하다. 제구력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9년 KBO리그에서 ‘완투형 투수 실종’ 현상은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