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대표팀 일정이 빡빡했던 해라 강행군이 꼬리를 물었고, 그 살인적인 일정이 끝난 뒤에는 확실히 몸놀림이 무거웠던 까닭에 올 시즌은 쉽지 않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기대하는 시선은 많은데 좀처럼 공격 포인트는 나오지 않으니 스스로 급해지는 모습이 눈에 보였고, 그 조바심이 다시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랬던 손흥민이 언제 갈지 자 걸음을 걸었냐는 듯 펄펄 날고 있다. 특히 12월 들어서는 한국 팬들은 물론 EPL 전체의 환호성을 끌어내고 있을 정도다. 그 손흥민이 2018년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에서도 최근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이달의 선수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토트넘이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울버햄튼과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물오른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손흥민의 출전이 확실시 된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던 2018년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어야할 경기다.
근래 손흥민은 토트넘은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7일 본머스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5-0 완승을 견인했고 그에 앞서 24일 에버턴전에서는 2골1도움으로 6-2 대승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12월에만 정규리그 기준 6골2도움, 아스널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1골을 포함하면 9개의 포인트를 작성했다.
두 경기 모두 탄성을 자아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현지 언론들은 경쟁을 펼치듯 손흥민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 스포츠와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을 파워랭킹 1위로 선정했다. 적어도 지금 시점 EPL 대세는 손흥민이다.
우여곡절을 딛고 펼치고 있는 날갯짓이라 더 고무적이다. 2018-2019시즌은 준비 자체가 부족했다. 2017-2018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신태용호에 합류해 러시아 월드컵을 뛰었고, 잠시 잠깐 토트넘에 복귀했다가 김학범호로 배를 갈아 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으나 알게 모르게 체력은 바닥을 향해갔다. 이 와중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시 A팀 일정에 소홀할 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한국 대표선수로서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으나 토트넘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1월 호주 원정 때 벤투호에 제외되면서 휴식을 취한 게 보약이 됐다. 숨을 한 번 고르면서 에너지를 충전한 손흥민은 12월 들어 레벨이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의 기세는 그야말로 대나무가 쪼개지는 듯한 모양새다.
국내외 언론들은 손흥민의 ‘이달의 선수상’ 수상 여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2016년 9월과 2017년 4월에 이어 개인 통산 3회 수상도 불가능은 아니다. 확률은 적지 않으나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손흥민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5골 3도움), 첼시의 에당 아자르(3골 5도움), 아스널의 피에르 오바메양(5골 2도움)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12월의 선수상을 놓고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끝인상이 좋아야한다.
결국 12월의 마지막 경기, 나아가 2018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수상 여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지금 흐름이라면 또 다시 강렬한 임팩트를 기대해 봄 직하다. 힘든 시간을 잘 버텨온 자신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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