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김시진 기술위원장을 선임했다. 다음 과제는 사퇴한 선동열 감독의 후임을 찾는 일이다.
KBO는 지난 30일 김시진(60)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신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시진 위원장은 KBO리그 최초로 100승을 돌파했고 통산 124승(평균자책점 3.12)을 기록한 뒤 은퇴, 지도자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KBO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기여한 점과 신중한 소통 능력, 야구계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경륜 등이 좋게 평가됐다”고 김시진 위원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시진 위원장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참가해 금메달 수확에 힘을 보탰고 2015 프리미어12,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력분석 팀장을 맡았다. 2017 WBC는 1라운드 탈락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5 프리미어12는 우승을 차지했다.
김시진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일을 맡게 돼 부담감이 크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김시진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는 기술위원회 조각을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야구에 깊은 관심과 이해도를 가진 비 경기인 출신 위원도 1명 포함된다.
기술위원회 구성과 함께 대표팀 사령탑을 결정하는 것 또한 김시진 위원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선동열 전 감독이 지난달 14일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대표팀 감독 자리는 벌써 한 달 넘게 비어 있는 상태다. 공백이 길어질 경우 앞으로 국제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2019년은 한국 야구 대표팀에 중요한 해다. 시즌을 마친 뒤 11월에 프리미어12가 열리기 때문. 2015년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대만, 호주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륙별 예선을 치러야 한다.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팀 사령탑을 빨리 선임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정한다. 김시진 위원장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이번에 선임되는 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선동열 감독에게 주어졌던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 등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꼽힌다. 둘 모두 지도력은 충분히 검증을 마친 인물이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은 이른바 ‘독이 든 성배’가 돼 버렸다. 정운찬 KBO 총재는 국정감사장에서 “개인적으로 전임 감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선동열 감독의 사퇴에 영향을 미쳤고, 후임 감독 선임에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후보 감독들 중 몇몇은 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고사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선동열 감독과 함께했던 대표팀 코칭스태프 대다수가 새로운 대표팀에는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표팀 감독 선임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렇다고 미룰 수도 없다. 김시진 위원장을 비롯해 야구계 전체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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