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19-25 25-22 25-23 25-17)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첫 승 후 5연패 수렁에 다시 빠졌던 현대건설은 새해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여겨졌다. 도로공사는 12월 7경기에서 5승2패를 거두며 단숨에 순위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반면 현대건설은 11연패 뒤 감격의 첫 승 때 얻은 흐름을 직후 내주며 속절없이 5연패에 빠져있었다.
이도희 감독은 구상에 변화를 줬다. 직전 경기였던 흥국생명전에서 라이트 황연주의 부진을 꼬집었던 이 감독은 이날 그를 코트에 투입하지 않았다. 마야가 라이트로 이동하며 수비형 레프트 고유민이 그 자리를 메웠다.
이 감독은 “결국 수비 안정이 최우선이다. (고)유민이에게 공격 부담을 줄여줄 생각이다. 공격은 마야와 양효진 위주로 풀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V리그 무대를 밟은 마야는 현대건설 사정상 주 포지션인 라이트 대신 레프트로 뛰어왔다. 차츰 리그에 적응하며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리자 이 감독은 공격에 집중하도록 배려했다. 카드는 적중했다. 마야는 이날 양팀 최다인 33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그의 뒤를 받친 양효진도 25점을 기록했다.
마야와 양효진이 기대에 부응했다면 ‘깜짝 활약’은 고유민과 신인 정지윤의 몫이었다. 고유민은 이날 3득점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로 감독의 주문을 십분 수행했다. 올 시즌 입단한 센터 정지윤은 이날 데뷔 후 최다인 13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 역시 개인 최다인 36.36%로 준수했다. 단순히 수치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디그와 공격으로 상대의 예봉을 끊었다. 경기 후 이도희 감독은 “유민이와 지윤이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꾸준히 경기에 나섰던 지윤이는 물론 유민이에게도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칭찬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고유민은 “감독님이 경기 전 기회를 주실 테니 잡으라고 말씀하셨다. 수비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지윤 역시 “안 좋은 모습을 보여도 감독님이 믿고 투입해주셨다. 그 기대에 보답하고자 매번 노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 시즌 2승째. 척박한 듯 보이는 현대건설이지만 희망의 씨앗은 조금씩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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