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명예는 2018년 크게 추락했다. 각종 사건사고와 대표팀 발탁 논란까지…. 1982년 원년 이래 이렇게까지 온 국민으로부터 매를 맞았던 적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말조차 지금의 한국야구에는 자만의 말이다. 바닥을 뚫고 일어설 수 없는 곳까지 떨어지느냐, 아니면 기적적으로 다시 도약해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느냐. 이 모든 것은 새롭게 시작하는 2019년의 첫 발걸음에 달렸다. 무엇보다 시급하게, 또 신중하게 해결해야 하는 한국야구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 프로야구 선수도 공인입니다
팬이 있기에 선수가 있고, 야구가 있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는 팬들의 눈도장을 받고, 그 과정을 거쳐 스타로 올라선다. 스타에 걸맞은 책임감도 따른다. 프로야구 선수는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그에 따른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음주운전 등의 사고는 선수의 책임감 결여와도 연결돼있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숨을 곳은 사라졌다. 일탈행위를 저지르면 그에 따른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난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최근 벌어진 수많은 사건사고는 선수들의 프로의식마저 의심케 만든다.
팬들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본분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면 거침없이 칼을 댄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이 활성화하면서 비난의 수위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2017시즌 중반 한화 이글스 선수 2명이 야간경기를 마치고 나이트클럽에서 음주를 한 사실이 온라인상에 공개된 것도 이들을 알아본 한 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때문이었다. 공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행동을 조심하는 것도 ‘팬 퍼스트’의 일환이다. ‘유명인이 내야 하는 세금’과 같은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전통의 명문구단들이 선수들에게 원정 때 정장착용 지침을 내리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 팬서비스도 마케팅이다
팬서비스도 선수의 책임감과 연결된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선수가 있는 반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퇴근하는 선수도 존재한다. 후자의 경우 팬들의 실망감은 엄청나다. 선수 입장에서도 평소 친절하게 팬들을 대해야 팬서비스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좋다. SK 와이번스 박종훈과 넥센 히어로즈 김규민, 두산 베어스 오재원 등은 팬들의 요청에 늘 친절하게 응답하는 선수로 호평이 자자하다.
구단은 선수들에게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사인회 등의 행사를 통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스러운 점은 10개구단 모두 이를 인지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 후 수훈선수를 응원단상에 불러 호흡하는 것이 좋은 예다. NPB 지바 롯데 마린스도 홈경기 승리 시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벤트를 펼친다. 이 같은 이벤트를 지속하며 구단과 팬 사이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