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첫 경기 상대인 필리핀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기죽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에릭손 감독은 6일 오후 8시1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 필리핀은 7일 오후 10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대회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필리핀은 이번 대회 3차예선 1위로 사상 첫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한국전은 필리핀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첫 번째 아시안컵 본선 경기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7전 7승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36골을 넣는 동안 1골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일방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16위로 한국(53위)에 비해 크게 밀린다.
에릭손 감독은 “앞서 우리는 이 대회에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출전하게 돼 기쁘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쉬운 상대는 없다. 한국은 쉽지 않은 팀이지만 축구에서는 종종 이변이 일어난다. 내일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인 에릭손 감독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시절 라치오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에릭손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을 경험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외국인 감독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후 멕시코와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 등을 거친 에릭손 감독은 2013년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푸리를 통해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필리핀 감독을 맡은 것은 2018년부터다.
백전노장의 에릭손 감독은 선수들이 한국이라는 거대한 상대를 만나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좋은 팀을 상대할 때 우리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할지 알고 있다. 상대를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한다”면서 “한국은 빅팀이 맞지만 필리핀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한국을 상대로 열심히 싸울 것이다.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끝난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스즈키컵에서 선수들이 잘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23명 전원이 더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일 청소년대표팀 출신의 미드필더 스테판 슈뢰크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내 인생의 매우 특별한 순간”이라면서 “한국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지만 모두를 놀라게 하고 싶다”고 이변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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