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8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갖는다. 아시아의 강호 이란을 비롯해 이라크, 예멘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르는 베트남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라크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손에 넣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24개국이 출전해 각 조 1·2위와 성적이 좋은 조 3위 4팀이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이 이라크를 꺾으면 16강 진출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이라크가 88위로 100위인 베트남보다 앞서있다. 또한 아시안컵 본선 경력도 이라크가 화려하다. 이라크는 2007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1년 8강, 2015년 4강에 오르는 등 아시안컵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이룬 팀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2차례 평가전에서 중국에 2-1로 승리했고, 팔레스타인도 1-0으로 꺾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수비가 장점인 팀이다.
그러나 베트남도 엄청난 상승세에 있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2018년에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이 많이 뛰면서 신장 등 신체조건의 열세를 극복했고, 미드필더 응우옌 꽝 하이(22·하노이) 등 기술적으로도 완성도를 갖춘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90분 내내 지치지 않고, 많이 뛰는 축구를 한다는 점이 베트남의 가장 큰 무기다.
많은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라크를 상대하기 버거울 수 있다고 본다. 신체조건의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이라크에는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수비수 알리 아드난(26·아탈란타) 등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포진해 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이들을 상대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대회 개막 후 연일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가 요르단과의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태국은 인도에게 1-4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홈팀 UAE 또한 바레인을 상대로 고전 끝에 어렵게 1-1로 비기는 등 예상치 못한 결과가 연속 나오고 있다. 박 감독 체제에서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자국의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베트남 선수들이 아시안컵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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