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황의조 결승골’ 한국, 첫 경기서 필리핀에 1:0 진땀승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7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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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약체 필리핀에 진땀승을 거뒀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해결사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리핀과의 대회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2분에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목표로 했던 승점 3점을 얻었지만 약체로 평가받던 필리핀을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조 2위로 출발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을 2-1로 꺾은 중국이 다득점에서 한국에 앞서 조 1위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1·2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고, 이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4년 전, 2015 호주 대회에서는 결승에 진출했지만 개최국 호주를 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로 필리핀(116위)을 압도하는 전력을 보유했다. 통산 상대전적에서 7전 전승을 기록했다. 무려 36골을 넣으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필리핀은 이번이 첫 아시안컵 본선 무대다. 스웨덴 출신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끌고 있다.

예상과 달리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태극전사들이 필리핀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에릭손 감독은 한국의 강한 공격진을 막기 위해 수비 라인을 5백으로 꾸렸다. 상황에 따라 6명까지 배치했다.

답답한 0-0에서 황의조가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22분 균형을 깨는 골을 터뜨렸다.

황의조는 지난해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총 33골(소속팀 21골·대표팀 3골·아시안게임 9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이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할 수 있어 황의조의 역할이 중요했다. 벤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황의조가 최전방 원톱 선발로 나선 가운데 줄곧 사용했던 4-2-3-1 포메이션을 꺼내 황희찬(함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킬)에게 황의조를 지원하게 했다.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은 중원을 맡았고, 포백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재, 이용(이상 전북)이 섰다. 김승규(빗셀고베)가 골키퍼 장갑을 끼었다.

초반부터 높은 볼 점유율로 필리핀을 압박했다. 필리핀은 독일 청소년대표 출신 혼혈 선수 슈뢰크를 중심으로 역습에 중점을 뒀다.

기성용이 전반 10분 회심의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볼 점유율에서 80%-20% 수준으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필리핀은 밀집수비를 하며 역습 기회를 엿봤다.

전반 4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황의조가 전매특허인 터닝슛을 때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위기도 있었다. 41분 필리핀의 하비에르 파티뇨가 역습 기회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승규가 선방했다.

답답한 골 가뭄 속에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왼쪽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골을 노렸다.

필리핀은 여전히 역습 위주였다. 후반 9분 파티뇨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김승규가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선방했다. 큰 위기였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변수도 생겼다. 후반 10분 기성용이 가벼운 부상을 입어 황인범(대전)이 대신 투입됐다.

벤투 감독은 후반 19분 구자철을 빼고 이청용(보훔)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골 침묵을 황의조가 깼다. 이청용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쪽으로 쇄도하는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황희찬이 곧장 가운데에 있는 황의조에게 패스해 골을 만들었다.

황의조는 오른발 슛으로 시원하게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균형을 깬 한국은 이후 더욱 매섭게 몰아쳤다. 필리핀이 반격을 위해 라인을 올리면서 수비에서 틈이 생겼다. 골맛을 본 황의조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필리핀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41분 이재성을 대신해 주세종(아산)이 들어갔다.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앞서 알 아인의 칼리파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먼저 실점했지만 상대 자책골과 위다바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키르기스가 전반 42분 이스라일로프의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과 달리 주도권 싸움에서 중국을 압도한 키르기스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중국은 당황했다. 키르기스의 체격과 힘에 밀렸고, 패스 플레이도 번번이 끊겼다. 고질적인 집중력 저하가 드러났다. 전날 디펜딩챔피언 호주가 요르단에 덜미를 잡힌 것처럼 또 하나의 이변이 연출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에 중국 쪽으로 운이 향했다.

후반 5분 키르기스의 골키퍼 파벨 마티아시가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자책골을 범했다. 크로스바 뒤로 쳐낸다는 것이 골대 안으로 향했다.

행운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중국은 후반 33분 전세를 뒤집었다. 위다바오가 후방에서 온 롱패스를 잡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빈 골문을 향해 왼발로 밀어 넣어 역전골을 터뜨렸다.

키르기스는 전반과 달리 후반 중반 이후 체력 저하가 뚜렷했다. 동점골 사냥에 실패했다.

한국과 중국 모두 첫 경기에서 졸전을 펼쳤지만 나란히 승리를 거둬 예상대로 조 1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중국은 하루 앞서 필리핀을 상대한다.

【서울 두바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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