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 부임 이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훈련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해졌다. 같은 목적을 위해 훈련해도 방법을 달리해 선수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벤투 감독을 영입하고, 대표팀의 경기력과 훈련과정을 모니터링 하는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회와 기술발전위원회는 이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 중 골키퍼 훈련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벤투 사단의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이를 경기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한국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펼쳤다. 그러면서 상대에 역습에 대비했다. 이를 위해 공격 시 골키퍼 위치를 조정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선 김승규(29·빗셀 고베)는 동료들이 공격을 하면 하프라인과 우리 측 골 에어리어 사이 중간쯤까지 많이 전진했다. 상대가 볼을 빼앗으면 골대 쪽으로 빠르게 내려섰다. 혹은 볼을 잡은 상대가 롱 패스를 통해 역습을 시도하거나 아예 볼을 길게 걷어내면 전진한 위치에서 이를 직접 처리하기 위해 재빠르게 좌우로 움직였다.
이는 벤투 감독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공격에 치중하고 있을 때 상대가 롱 패스를 통해 수비수 뒤 공간 침투를 노리면 김승규가 직접 커버하게 끔 한 것이다. 아예 골키퍼가 서 있어야 하는 대략적인 위치까지 정해줬다. 이를 위해 한국 골키퍼 3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까지 나와 볼을 처리는 하는 훈련을 자주 진행했다. 골키퍼의 행동반경을 넓힐 필요가 있는 경우를 미리 대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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