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십을 체결한 히어로즈는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KBO리그 구단 최초로 모기업의 도움 없이 네이밍 스폰서십을 택했던 히어로즈의 세 번째 파트너다.
2008년 창단 때부터 히어로즈는 재정적 문제에 늘 발목 잡혔다. 창단 초기에는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고자 선수를 현금에 팔았다. 당장의 성적을 포기하고 그저 연명하기 급급했던 시절이다. 그러면서도 유망주를 차곡차곡 수집해 미래를 준비했다.
히어로즈는 2013년 염경엽(현 SK 와이번스 감독) 감독 부임을 기점으로 가을야구 단골팀이 됐다. 2013년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4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았다. 2017년 장정석 감독 부임 첫해에는 PS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유망주 수집 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내는 팀이 됐지만 재정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에는 메인 스폰서였던 넥센타이어가 스폰서비를 미지급하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넥센타이어는 당시 불투명한 구단 재정 상황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메인스폰서 계약 당시 구단 경영이나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스폰서비 지급 유보 등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석 전 대표의 비위가 문제였다. 이 당시 선수단 사이에서도 “우리 팀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염려가 새어나왔다. 야구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서 PS라는 성과를 낸 자체가 대단했다.
하지만 키움증권과 계약은 이러한 문제를 완전히 지울 수 있는 선택이다. 기간부터 5년 계약으로 연평균 100억원 이상을 스폰서 비용으로 받는다. 키움증권이 주식 프로그램 시장 14년째 1위라는 점도 든든하다.
안정된 환경에 최근 6년 중 5년간 PS 무대를 밟으며 쌓은 경험은 무서운 시너지로 작용할 것이다. 간판타자 박병호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4년에 비해 올해 전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경험은 무시하지 못한다”며 “새로운 도전의 해다. 우승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장정석 감독 역시 “우리는 매년 우승을 목표로 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올해는 더욱 의미가 있다. 왕좌를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건창의 자신감 있는 한마디는 올 시즌 키움이 선보일 또 하나의 도전을 예고했다. “PS에 꾸준히 진출하며 경험을 쌓았다. 실패할 때마다 ‘좋은 경험했다’고 말했는데, 이제 그 시기는 지났다. 경험은 충분하다. 이제 증명할 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