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마지막 날.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성적은 1승 16패였다. 2세트를 따고 진 경기도 고작 2경기라 승점은 5점에 불과했다. 5위 KGC인삼공사(5승 11패)와의 승점 차는 11점이나 됐다.
새해 현대건설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1월에 치른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여전히 최하위(6위·승점 14)에 머물러 있지만 5위 인삼공사와의 승점 차는 2점으로 줄었다. 시즌 전체 30경기 가운데 이미 20경기를 치렀기에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렵지만 향후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을 ‘고춧가루 부대’가 될 가능성은 높다.
우승 후보는 아니어도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던 현대건설은 개막하자마자 11연패했다. 유럽 무대를 두루 거쳤기에 믿고 데려온 베키가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4경기 평균 14득점에 그쳤고, 공격 점유율은 5.1%에 불과했다. 국내 선수들과의 불화설도 불거졌다. 부랴부랴 외국인 선수를 마야로 교체했지만 무너진 분위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이기는 법을 잊었던 현대건설은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마야(사진)가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어 나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15일 현재 득점 부문 8위(295점·12경기)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IBK기업은행 어나이(509점·19경기)에게 꽤 뒤져 있지만, 세트당 득점은 7.02점으로 7.07점의 어나이와 차이가 없다. 공격 성공률은 41.18%로 전체 1위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마야의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데다, 수비가 탄탄한 고유민이 최근 붙박이로 기용되면서 리시브가 안정되는 등 ‘정리정돈’이 됐다. 무기력했던 지난해와 달리 모든 팀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수원 안방을 같이 쓰는 남자부 한국전력은 15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0-3(21-25, 19-25, 23-25)으로 패(1승 22패)해 ‘2019년 첫 승’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