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긴 벤투와 밝힌 리피…달랐던 두 사령탑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6일 07시 01분


맞대결을 앞둔 파울루 벤투 감독과 마르첼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은 1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었다.

먼저 취재진과 만난 이는 리피 감독이었다. 중국 취재진은 중국 내에서 가장 큰 이슈인 공격수 우레이(상하이 선화)의 출전 여부부터 물었다.

우레이는 지난 시즌 중국슈퍼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다. 중국팬들은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즐비한 슈퍼리그에서 자국 선수가 최고 골잡이가 됐다는 사실에 크게 환호했다. 이번 대회 필리핀과의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주가를 더욱 끌어올린 우레이는 현재 어깨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피 감독은 “우레이가 뛰느냐”는 질문에 “우레이는 내일 안 나온다”고 시원하게 답했다. “대표팀 의료진과 (우레이의 소속팀인) 상하이가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토너먼트에 올랐으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중국은 한국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특정 선수의 출전 여부에 대한 언급은 종종 있는 일이다. 이때마다 감독들은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이유를 대며 즉답을 회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거침없이 내용을 공개했다. 큰 일전을 앞둔 감독의 말을 모두 믿기는 어렵지만 여러 정황상 실제 우레이의 출전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리피 감독과는 다른 방법으로 대응했다. 첫 질문은 역시 손흥민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토트넘에서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전날 UAE에 당도한 손흥민의 출전 여부였다.

벤투 감독은 “다들 아시겠지만 손흥민은 최근 한 달 간 정말 많은 경기를 뛰었다. 아마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많이 나선 적은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출전 여부는 내일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개 감독들은 선발 출전 명단을 경기 1~2일 전엔 결정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자신의 역할에 맞춰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벤투 감독 역시 이미 손흥민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을 마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속내를 내뱉지 않았다.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될 정보를 흘린 리피 감독과 끝까지 신중했던 벤투 감독. 다른 접근법으로 기자회견을 소화했던 두 사람 중 누가 승자가 될지는 오늘 밤이 되면 알 수 있다.

【아부다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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