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일궜던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23·한국체대·사진)이 올해는 2회전에서 도전을 마감했다.
세계 랭킹 25위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55위 피에르위그 에르베르(프랑스)에게 1-3(2-6, 6-1, 2-6, 4-6)으로 패했다. 지난해 정현은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르며 세상을 놀라게 했으나 이번에는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낮은 에르베르에게 덜미를 잡혔다.
브래들리 클란과의 1회전에서 세트 스코어 0-2로 몰리다 3-2로 대역전극을 펼친 것과 달리 이날은 집중력이 떨어져 보였다. 경기 후 정현은 “상대 서브가 좋아서 첫 세트를 너무 쉽게 내줬다. 두 번째 세트를 잘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3세트 초반에 다시 벌어져서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남자 복식에서 세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에르베르는 강한 서브에 이은 네트플레이로 정현을 제압했다. 에르베르는 최고 시속 205km에 이르는 서브로 서브에이스 13개를 기록했다. 반면 정현의 서브 최고 속도는 196km, 서브에이스는 2개에 그쳤다.
1세트를 27분 만에 2-6으로 내준 정현은 2세트를 6-1로 따내며 분위기를 뒤집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 들어 실책 13개를 쏟아내며 무너지더니 4세트에도 게임 스코어 2-2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은 “에르베르의 서브가 워낙 좋다 보니 리턴에서 실수가 많았다. 작년에는 랠리에서 밀리다가도 금세 페이스를 되찾고 공격으로 이어졌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지나치게 수비적으로만 플레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 대회 4강 진출로 랭킹 포인트 720점을 받았던 정현은 이번엔 2회전 진출 랭킹 포인트 45점만을 챙겼다. 27일 대회가 끝나면 정현의 랭킹 포인트는 910점이 돼 세계 랭킹 50위 안팎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남은 투어에서 시드를 받을 수 없게 된 정현은 초반부터 강자들과 맞붙어야 해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세계 랭킹 9위 니시코리 게이(일본)는 1, 2회전을 모두 5세트 접전 끝에 통과했다. 니시코리는 단식 2회전에서 세계 73위 이보 카를로비치(크로아티아)를 3-2(6-3, 7-6<8-6>, 5-7, 5-7, 7-6<10-7>)로 눌렀다. 이틀 전 1회전 경기에서도 그는 세트 스코어 0-2로 끌려가다 2-2 동점을 만들고 5세트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니시코리는 세계 44위 주앙 소자(포르투갈)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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