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이 짙어 감독 자격이 없다’는 설이 돌던 ‘롯데 레전드’ 박정태(50)가 버스기사의 운전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조사를 받았다. 레인보우희망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야구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던 박정태에게 이번 사건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18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박정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운전자 폭행) 등에 관한 법률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프로야구 선수시절 이른바 ‘흔들 타법’으로 이름을 떨친 박정태는 은퇴 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 1군 타격코치 등을 맡았지만 ‘프로야구 1군 감독’ 지휘봉은 아직 잡지 못했다.
이에 ‘박정태가 정치색이 짙어 감독 자격이 없다’는 설까지 돌았다. 박정태는 2017년 제19대 대선 때 공개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박정태는 지난해 11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선거운동을 도운 건 사실이지만 시민 박정태 자격으로 한 것”이라며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를 도왔다고 정치색 짙다는 얘기에 감독 자격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납득하기 어렵다.) 야구 감독을 그런 잣대로 본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자연인’ 박정태와 ‘야구인’ 박정태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
문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할 때부터 지인 소개로 알고 지냈다”며 “부산이고 경남고 나오셨는데, 제 아이가 경남고에서 야구를 했다. 문 대통령이 제 동생(후배)들과도 잘 아는 사이고 해서 (야구를 접점으로 해서)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좋으신 분이고 인자하시고, 제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안 계셨는데 (문 대통령을) 한 번 뵙고 너무 좋아서 자주 뵙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치색이 짙어 감독 자격이 없다’는 소문에도 박정태는 레인보우희망재단 일이 끝나면 프로야구 5경기를 복기하며 그라운드로 돌아갈 날을 기다렸다. 박정태는 같은 달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 “가끔 제가 야구장 그라운드에 있는 꿈을 꾼다. 하지만, 그게 어디 인력으로 되겠나”라면서 “야구장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레인보우재단을 잘 이끌어서 보다 많은 아이에게 야구를 전파하고, 아이들이 야구를 통해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런 박정태에게 이번 사건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0시 35분경 부산 금정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던 박정태는 버스기사가 ‘운행에 방해 된다’며 경적을 울리고 차량 이동을 요구하자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31% 만취상태로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직접 운전해 10~20m 가량 이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일로 버스 기사와 시비를 벌이던 중 버스에 올라 타 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기사가 버스를 운행하자 핸들을 꺾으며 운전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박정태가 행패를 부리는 동안 버스는 600m가량 운행했다. 버스에는 승객 4~5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기사는 박정태를 경찰에 신고했다.
박정태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은 1차 조사 후 귀가 조치했다. 경찰은 박정태와 운전기사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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