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AD카드(대회장 출입카드) 없이는 한발 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20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페더러는 호주오픈16강전을 앞두고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라커룸에 들어가려다 보안요원의 저지를 받았다. 목에 걸고 있어야 할 출입증이 없었기 때문이다.
페더러가 누구인가. 메이저 대회 통산 단식 우승 20회를 거뒀으며 이 가운데 호주오픈에서만 최근 2연패를 포함해 6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얼굴이 명함일 정도의 거물이었지만 보안요원은 원칙을 준수했다. 출입구에서 멋쩍은 표정을 지은 페더러는 뒤따라온 자신의 팀원들이 출입증을 보여준 뒤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현지 언론은 양측이 어떤 언쟁도 벌이지 않았으며 미소를 짓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대회 조직위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팬들은 ‘규칙은 규칙이다’. ‘보안요원이 일을 제대로 했다’. ‘지시를 따른 페더러도 대단하다’는 등 찬사를 보냈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도 AD카드는를 목에 걸지 않고 손에 쥔 채로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보안요원의 지적으로 시정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랭킹 3위 페더러는 21세의 신예인 세계 1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에 3시간 45분의 접전 끝에 1-3(7-6, 6-7, 5-7, 6-7)으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하는 이변에 휘말렸다. 이로써 페더러는 호주오픈 17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통산 7번째 정상 도전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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