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현역 V리그 감독이 도쿄올림픽행 여자대표팀 지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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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3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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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의 2020도쿄올림픽 본선 행을 책임질 지도자는 프로배구 V리그의 현역감독이 맡을 전망이다. 여자배구 최초의 전임지도자였던 차해원 감독의 중토사퇴 이후 후임자를 찾던 대한배구협회는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대한배구협회의 이선구 수석부회장은 20일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을 찾아 김윤휘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에게 협조를 부탁했다. 이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가능하면 빨리 대표팀 사령탑을 구해야하는데 최고의 감독을 뽑기 위한 공모가 진행 중에 있다”는 내부방침을 알리며 프로 측의 협조를 구했다.

이 수석부회장은 “전임감독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공모를 거쳐 새 감독을 선발할 수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말들이 오가고 후보자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올해 벌어지는 올림픽 예선전 일정과 대표선수 대부분이 V리그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현역 프로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이 것이 협회가 생각하는 플랜A다. 만일 KOVO의 협조가 없으면 플랜B도 고려하겠지만 도쿄올림픽 본선행의 중요성을 아는 만큼 프로 측에서도 잘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도 22일 김윤휘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부탁했다. 오한남 회장은 25일 대한배구협회 사무실에서 열리는 여자대표팀 선발을 위한 경기력향상위원회에 김윤휘 사무총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차해원 감독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퇴진한 뒤부터 여자대표팀의 감독자리는 많은 배구인과 팬의 관심사였다. 배구협회는 차해원 감독과 동반사퇴 한 유경화 여자 경기력향상이사의 후임으로 박기주 한일전산여고 감독을 임명한 뒤 감독선정 작업을 추진해왔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감독을 선정한다는 것이 오한남 회장과 대한배구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2019년 국제배구 일정에 따르면 여자부 발리볼 내이션스리그(VNL)는 5월 21일부터 6월20일 사이에 열린다. 도쿄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륙간 예선전은 8월2일~4일 사이에 벌어진다. 우리는 러시아 멕시코 캐나다와 같은 E조인데 여기서 올림픽 본선티켓을 확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대회 개최장소가 러시아라는 점이 걸리지만 에이스 김연경의 체력부담을 최대한 줄여서 러시아와의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 수 있어 그나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일 여기서 실패하면 2차례의 아시아예선전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도 힘들고 V리그 시즌개막 일정조정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그동안 소문 많은 배구계에서는 V리그 사령탑 출신의 몇몇 감독이 유력한 감독후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던 이선구 수석부회장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1일 기자의 확인요청에 “그동안 소문을 들었지만 말도 되지 않는 소리여서 아예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전임감독의 실패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내가 감독을 한다는 것은 전혀 순리에 맞지 않다. 그럴 생각도 없다. 배구협회의 부회장을 맡기로 한 순간부터 감독 욕심을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이 밖에도 몇몇 V리그 출신의 사령탑도 후보군에 있다는 소문이 많았지만 지금 V리그에서 활동하는 감독보다 현장경험이 떨어지고 선수들의 동기부여 측면에도 한계가 있어 현역 프로감독으로 선정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25일 회의가 여자대표팀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터닝 포인트다.

이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만일 프로팀으로 대표팀 감독 자리가 넘어온다면 당사자 감독의 의사와 소속구단의 양해,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을 감독으로 할 것인지 등 결정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을 잘 지휘했던 감독 가운데 한 명에게 기회를 주거나 이번 시즌 성적 상위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방안 등 다양한 선정방법을 놓고 KOVO 이사회에서의 충분한 합의라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국여자배구 중흥기를 맞이해 반드시 나가야 하는 도쿄올림픽 본선티켓은 과연 어느 감독이 책임지고 따올 것인지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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