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기억은 생생” 변호인, 조재범 혐의 인정 촉구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성폭행 피해를 폭로해 체육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의 변호인이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심석희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임상혁 변호사는 23일 수원지법형사4부에서 열린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마친 뒤 “심석희 선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잠을 못자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며 “사건이 빨리 마무리 돼 이런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초 항소심 선고 공판은 지난 14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존 폭행 사건에 심석희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검찰 측에서 재판부에 연기를 요청, 이날 속행 공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가지 혐의는 동일성이 없는 관계로 성폭력 사건 공소사실을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을 밝힌다”며 상습상해(폭행)와 성폭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검찰 측에 공소사실 중 성폭행 부분을 철회할지 유지할지 입장을 정리하라고 요청하자 검찰은 “오늘 종결하겠다. 기존 공소사실을 유지하겠다”고 재판부의 의견을 따랐다.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했고,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1심에서는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가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을 마친 뒤 임상혁 변호사는 심석희와 그의 가족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설명한 뒤 “(조재범 전 코치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부당하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장기간에 걸친 일인데 그걸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심석희 선수의 기억은 아주 생생하다. 진술도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필요한 증거자료도 모두 제출했고, 관련 참고인 조사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조 전 코치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수사가 길어질수록 심석희가 받는 고통도 그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말이다.

임상혁 변호사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수사기관에 가는 것도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그런 것들을 멈추게 하려면 빨리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 그게 심석희 선수를 위한 도리”라고 조 전 코치에게 혐의를 인정하길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임상혁 변호사는 “심석희 선수에 대한 안 좋은 의견이나 재판과 수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인다”며 “그런 부분이 구체화된다면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