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마다 부상 불운에 발목이 잡혔던 ‘예비 아빠’ 김진수(27·전북)가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면서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진수는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 시간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으면서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진수는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6분 홍철을 대신해 경기장에 들어갔다. 김진수는 들어간지 10분 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 온 이용의 크로스를 향해 몸을 날려 헤딩골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A대표팀에 데뷔, 이날 경기 전 까지 36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던 김진수는 자신의 37번째 경기에서 화려한 데뷔골을 기록했다.
김진수의 골은 더욱 극적이다. 사실 김진수는 이번 대회 출전이 힘들어 보였다. 지난해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김진수는 7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당한 부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도 무산됐다. 이로써 김진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묵묵히 회복과 재활에 전념한 김진수는 지난해 10월 28일 수원 삼성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면서 몸 상태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특히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 4경기 만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시선을 끈 김진수는 12월에 진행된 울산 전지훈련에 참가했고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 불운을 씻어내고 잡아낸 기회였다.
이번 아시안컵 출전은 김진수에게 특별했다. 4년 전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자신의 실수로 결승골을 내줬던 김진수는 더욱 이를 악물고 이번 대회에 나서게 됐다.
더불어 책임감도 강해졌다. 김진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진수는 바레인전에서 골을 넣고 공을 상의 안에 넣으면서 임신한 아내와 아기를 위한 세리머니를 했다.
김진수는 “아내가 임신한지 19주가 됐다. 태명은 제이다. 나와 아내의 이름에 이니셜 J가 들어가서 제이라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4년 전 아쉬움을 남기면서 아시안컵을 마쳤던 김진수는 이후 큰 부상과 아내의 임신이라는 여러 일을 겪으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아시안컵을 통해 제 기량을 찾아가면서 다시 대표팀 주전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진수가 과거처럼 공수에 걸쳐 균형잡힌 기량을 펼친다면 5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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