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르헨의 구애 받았지만… 한국밖에 난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6일 03시 00분


전자랜드에 재취업 찰스 로드
“맹훈련하며 한국 연락 기다려… 불러줬으니 우승 선물 해야죠”
합류 후 팀 8승2패 고공 행진, 26일 모비스와 일전 전의 활활

프로농구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2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내는메시지로 ‘손 하트’를 만들었다. 그는 “적극적인 골밑공략으로 할로웨이의 공백을 메워 전자랜드의 첫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프로농구 전자랜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2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보내는메시지로 ‘손 하트’를 만들었다. 그는 “적극적인 골밑공략으로 할로웨이의 공백을 메워 전자랜드의 첫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해 4월 6일.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34)는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한국농구연맹(KBL) 센터로 들어왔다. 2018∼2019시즌 장신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200cm 이하’가 되면서 2015년 신장 측정 당시 200.1cm를 기록했던 로드(2017∼2018 시즌 당시 KCC)는 한국 생활 연장을 위해 키를 다시 측정해야 했다. “허리를 쭉 펴세요”라는 KBL 관계자의 말에 로드는 “최대한 허리를 곧게 만든 거예요”라며 신경전까지 펼쳤다. 재측정 결과 199.2cm로 나오자 로드는 무릎을 꿇고 환호했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조건을 맞춘 그였지만 정작 새 시즌에 그와 함께하겠다는 팀이 없었다. 쓸쓸히 미국으로 돌아간 로드. 그러나 그는 한국 무대 컴백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일본 리그에서 영입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고, 식단 조절과 하루 2차례 개인 훈련을 하며 몸 관리를 했다. 24일 전자랜드의 안방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분명 시즌 중에 나를 불러줄 팀이 있다는 믿음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로드에게 손을 내민 팀은 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12월 27일 발등 부상을 당한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의 대체 선수로 로드를 영입했다. 재취업에 성공한 로드는 한국에서의 8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그는 “전자랜드는 과거(2013∼2014시즌)에도 뛰었던 익숙한 팀이다. 한국에 다시 오면서 전자랜드를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로드는 전자랜드 가세 후 평균 15득점, 9.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키고 있다. 과거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적극적으로 상대 골밑을 공략하고 있다. 로드는 “내 골밑 장악력에 대한 팀의 기대가 큰 만큼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불성실한 훈련 태도와 심판 판정에 대한 거친 항의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악동’으로 불렸던 그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라졌다고 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로드는 팀 훈련 시작 전에도 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말 ‘순한 양’처럼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로드 합류 이후 전자랜드는 8승 2패를 기록하며 2위(23승 13패)를 기록 중이다. 1위 현대모비스(28승 8패)와의 승차는 5경기. 26일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을 앞둔 로드는 전의를 불태웠다. 전자랜드가 이기려면 로드가 현대모비스 라건아를 제압해야 한다. 로드는 “내게 라이벌이라는 것은 없다. 라건아와의 대결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전자랜드도 아직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전자랜드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bl#찰스 로드#프로농구#전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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