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로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지만 실패를 맛봤다. 국내로 돌아온 2015년에는 투수로 전향했고, 이는 신의 한 수였다. 김재윤(29·KT 위즈)은 그렇게 2016년 후반기부터 줄곧 팀의 뒷문을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굴곡이 많았다. 전반기 19경기에선 5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로 버텨냈지만 후반기 29경기에선 2승5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99로 무너졌다. 후반기에만 6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KT의 후반기 고전을 막지 못했다.
그런 김재윤에게는 올 시즌 두 가지 변화가 있다. 먼저 투수조장을 맡게 됐다. 2016년부터 2년간은 홍성용(현 KT 잔류군 재활코치), 2018년에는 고영표(사회복무요원 입대)가 맡았던 자리. 김재윤에 앞서 투수조장을 맡았던 이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그 사이 연차가 쌓인 김재윤은 투수 고참급 반열에 올랐다. 평소 후배들의 롤 모델이자 친한 형 역할을 해왔던 그였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김재윤은 “투수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 단지 투수조뿐 아니라 주장 (유)한준 선배를 도와 팀 분위기 전체를 명랑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유한준 역시 “(김)재윤이의 한마디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김재윤은 “엄상백, 정성곤, 김민이 요주의 인물이다. 이 친구들만 잡으면 된다”고 너스레를 떤 뒤 “밥도 많이 사주고 편하게 다가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변화는 ‘더블 스토퍼’ 중 한 명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김재윤은 2017년부터 줄곧 KT의 마무리투수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이강철 신임 감독은 상대 타자 유형에 따라 엄상백과 김재윤을 번갈아 등판시키는 더블 스토퍼 운용을 계획 중이다. 확고한 클로저였던 김재윤으로선 다소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그래도 김재윤은 의연했다. “내가 감독이라도 신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연 뒤 “사실 매년 경쟁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오)승환, (손)승락, (정)우람 선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겨우내 보강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좋은 성적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