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2시 서울 도곡동 KBO회관 7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문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정운찬 KBO 총재는 “오랜만에 기쁜 소식을 갖고 이 자리 섰다. 지난해 12월부터 추진해온 국가대표 감독 선임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며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김경문 감독을 모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운찬 총재는 “프로야구 감독 생활로부터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경문 감독은 갑작스레 제안을 받고 잠을 못 이루며 고민했다. 그러나 위기의 한국 야구를 혁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온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고 용기를 냈다”고 선임 배경을 간락히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04년 두산 베어스에서 감독으로 데뷔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다. 김경문 감독이 팀을 맡은 2011년까지 두산은 리그의 강호로 군림했다.
2012년에는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NC에서도 김경문 감독은 지도력을 발휘해 신생팀 NC를 빠른 기간 안에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리그에 정착시켰다.
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를 기록, ‘만년 2인자’에 머물렀으나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신화’를 이뤄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아 9전 전승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진작부터 김경문 감독은 선동열 감독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국가대표 사령탑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요한 것은 김경문 감독의 수락 의사였다. 선동열 감독이 물러난 모양새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병역 논란으로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어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운찬 KBO 총재가 “전임감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불명예스럽게 감독직을 내려놨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KBO의 제안을 고심 끝에 수락했다.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를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다.
당장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수 없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쌓인 대표팀을 향한 나쁜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향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피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수락했다”며 “선동열 감독의 고충은 감독을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프리미어12에서 선 감독의 마음까지 합쳐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비교해 김경문 감독은 “그 때는 좀 젊었고, 지금은 그 때보다 연륜이 더 쌓였지만 과감성은 남아 있을지 좀 걱정”이라며 “심적으로는 지금이 더 푸근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조만간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프리미어12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2월1일부터 시작되는 10개 구단 스프링캠프를 둘러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없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은 “가능하면 빨리 코칭스태프를 인선하려 한다”며 “2월10일에서 중순 사이에 인선을 마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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