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 대전시티즌의 미드필더 황인범이 해외로 진출한다. 무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캐나다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새 둥지다. 조만간 공식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황인범 측과 밴쿠버 구단이 이미 이적과 관련한 조율을 다 마친 상태다. 아마 대회(아시안컵)가 진행 중이었고 황인범도 중요한 전력으로 뛰고 있었기에 발표를 늦췄던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전했다. 황인범의 소속팀인 대전 구단도 인정했다.
대전시티즌 권헌규 사무국장은 이날 오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미 진척이 됐다. 아시안컵이 진행 중이라 우리 입장에서도 미리 발표할 수 없었다”면서 “(황인범)스스로도 결정을 내린 상황이니 귀국 후에는 빨리 진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안컵에 참가했던 황인범은 28일 오후 귀국한다. 이후 공식발표와 회견 등 다른 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추가했다.
애초 황인범의 행선지는 독일 분데스리가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황희찬이 뛰고 있는 함부르크를 비롯해 베르더 브레멘, 보훔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종선택은 MLS 밴쿠버였다. 밴쿠버는 과거 이영표 해설위원이 현역 막바지 몸 담았던 클럽이기도 하다.
황인범의 미국행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이적료’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구단이 수익을 위해 선수의 유럽행을 막았다는 뉘앙스다. 관련해 대전 구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국장은 “어차피 국제 이적이라는 것이 선수의 동의 없이는 진행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보내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밴쿠버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자신들의 인프라를 어필하고, 향후 어떤 식으로 선수를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선수(황인범)도 그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서로 ‘윈-윈’의 길을 찾은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의 접근도 인정했다. 그는 “독일 클럽들은 우리(대전 구단)보다 인범이 쪽으로 더 많이 접근한 것 같다. 하지만 인범이를 필요로 하는 측면에서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전’인데, 그 점에서 밴쿠버가 더 앞섰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자신도 원했고 황인범 부모님도 직접 밴쿠버를 방문해 구단을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선수 발전을 위해서나 전체적인 규모를 봤을 때 유럽이 낫다며 아쉬움을 전하는 팬들이 적잖다. 하지만 그는 “MLS가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다. 과거에는 베컴이나 즐라탄 등 선수생활 막바지에 이른 이들을 이적료 없이 데려왔지만, 이제 그들도 젊은 유망주들을 데려와 잘 키워 빅리그에 보내는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밴쿠버에는 특히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아마 구단도 그런 점(마케팅)에서 인범이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200만 달러(약 22억원) 이상의 이적료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50만 달러라는 반응도 있다. 이재성이 독일 홀스타인 킬로 이적할 때의 추정 이적료(약 20억원)보다 많다.
관련해 권 사무국장은 “금액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MLS 역대 이적료를 통틀어도 높은 수준에 속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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