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선수들의 군 공백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제대 이후의 쓰임새를 고려해 일정 과제를 부여했고, 선수들도 충실히 따랐다. 5라운드서 ‘정동근 효과’를 누리는 배경이다.
KB손해보험은 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5라운드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2(25-23 14-25 25-14 25-27 15-9) 승리를 거뒀다.
정동근의 합류에 따른 리시브의 안정화가 승리를 불러왔다. 정동근은 리시브와 함께 8득점을 겸하며 팀의 2연승에 기여했다. 덕분에 펠리페의 공격력도 살아났다. 양 팀에서 가장 많은 44점으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기록을 갈아 치운 펠리페는 올 시즌 첫 트리플크라운(개인 통산 4호)까지 작성했다.
권 감독은 정동근이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는 동안 리시브를 보완해 돌아오길 바랐다. 팀의 고질적인 약점이기도 하지만, 정동근이 복귀할 시점인 5라운드면 기존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상황까지 계산해둔 까닭이다.
권 감독은 무릎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황두연을 대신해 정동근을 한국전력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군 복무 선수 관리는) 어느 팀이나 하는 것”이라면서도 “연락이 한 번씩 오면 주문을 했다. 팀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상무에서 준비를 많이 해서 돌아왔다. 정말 고맙다”는 속마음을 전했다.
1세트부터 결정적인 순간마다 정동근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트 초반엔 서브에이스 두 차례를 포함한 강 서브로 분위기를 띄웠다. 덕분에 KB손해보험은 12-9까지 달아났다. 세트 막판까지 이어진 23-23의 팽팽한 접전에서 서재덕의 백어택을 차단해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곧바로 펠리페의 공격 득점이 이어지면서 KB손해보험이 첫 세트를 차지했다.
정동근은 1세트 리시브 효율 75%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펠리페가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제 공격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13점을 몰아칠 만큼 뛰어난 결정력(공격 성공률 66.67%)을 선보였다. 서브로도 재미를 봤다. 서브에이스 세 차례와 백어택을 묶어 21-13으로 격차를 벌렸다. 우위를 점한 KB손해보험은 황택의의 블로킹으로 3세트를 종결지었다.
풀세트 승부에도 펠리페는 지치지 않았다. 헌신적인 디그를 하면서도 제 손끝에 올라오는 공격 기회를 성실히 득점으로 만들었다. 5세트에만 8점을 보태 팀 승리를 완성했다. 5세트에서 하현용은 남자부에서 세 번째로 역대통산 블로킹 성공 800개의 금자탑을 세웠다.
반면 한국전력은 최홍석이 17점을 책임져 남자부 12호 역대 통산 3000득점 고지를 밟았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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