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나날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타고투저’의 완화를 목적으로 올해부터 공인구를 바꾼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수준으로 반발력을 낮춘다. 0.4134~0.4374이던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조정한다. 이를 통해 타구의 평균 비거리가 3m 안팎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타자들이 불리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홈런성 타구가 2루타 또는 플라이 아웃으로 둔갑할 수 있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장타 위주의 ‘롱볼’ 성향을 추구해온 각 팀의 공격 패턴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주루, 번트 등 ‘스몰볼’ 요소가 올 시즌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간 수비에 애를 먹었던 외야수들 대신 내야수들이 예전처럼 바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투수들은 다시 기를 펼 수 있을까. 최근 몇몇 감독들은 공인구의 변화와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렸다. 공인구가 커졌다는 얘기다. 24일 충남 서산의 2군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지난 연말 감독들끼리 모인 자리였는데, 새 공인구를 만져봤더니 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인구의 반발계수와 더불어 둘레도 조정됐다. 234㎜로, 기존에 비해 1㎜가량 커진다.
커진 공은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다. 적응할 때까지 변화구 구사는 물론 제구력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 그 이유로 한 감독은 “우리나라 투수들의 손이 작다”고 지적했다. 손가락 길이가 짧은 편이라 공을 제대로 채지 못하는 투수들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28일 선수단 시무식에서 양 감독은 “공이 커졌다”, “손이 작은 투수들은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과 더불어 “이전 공인구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경향이 있다. 공이 단단하면 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새 공인구가 타자든 투수든 어느 한쪽에만 유리하다거나 불리하다고 속단할 수 없게 됐다. 관건은 누가 먼저 변화에 적응하느냐다. 스프링캠프가 그 출발점이다.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새 공인구로 훈련한다. 시범경기도 새 공인구로 치른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 구단에 공인구 적응이라는 공통과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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