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공격수 한지호(31)는 오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데뷔와 성장을 함께한 K리그2(2부) 부산 아이파크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2010년부터 시작된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최근 부산에서 진행된 동계훈련 기간 만난 한지호는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잘라 말했다. 친정팀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난 한마디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부산의 원클럽맨이라는 호칭을 얻은 한지호는 “사실 이 같은 별명을 들으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생긴다. 원클럽맨과 같은 칭호는 각 구단 프랜차이즈급 스타들에게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별명을 듣기에 아직 한참 모자란 선수”라고 겸손해했다.
아산무궁화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부산으로 돌아온 한지호는 한 가지 기억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바로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였다. 부산은 FC서울과 맞대결에서 밀리며 K리그1(1부) 승격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한지호는 “축구를 하면서 처음 울었다. 2차전을 마친 뒤 원정 응원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려고 하는데 순간적으로 울컥하더라.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펑펑 울었다. 선수단 안팎으로 이번만큼은 승격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에 더 속상하고 아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승격 실패 후 2주 넘게 상실감에 빠졌다는 한지호는 재계약 이후 구단 전지훈련에 합류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같은 부산 출신인 이정협(28)과 박종우(30), 한상운(33) 등 옛 동료들이 이번 시즌 함께하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
한지호는 “부산 프랜차이즈 스타이셨던 조덕제 감독님을 비롯해 든든한 코치님들과 선후배들이 의기투합하게 됐다. 사실 ‘부산은 당연히 승격해야하는 구단 아니냐’는 외부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에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이 힘을 모아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나 역시 원클럽맨이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도록 뛰어보겠다”는 각오와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