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최고 활약 두산 강전구… 세르비아전 MVP 등 총 36득점
2월 재개 국내리그 선전 다짐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 꼭 이뤄야죠.”
독일,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강전구(29·두산·사진)는 29일 “아직 시차적응이 덜 돼 자고 일어나는 게 힘들다”면서도 당찬 목소리로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일주일 전 귀국한 그는 다음 달 1일 핸드볼리그 재개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세계선수권은 ‘강전구’ 이름 석 자를 국내외에 각인시킨 의미 있는 대회였다. 2013년 실업무대 데뷔 후 오랜 기간 대표팀 부동의 센터백 정의경(34·두산) 등에 가려졌던 그는 이번 대회서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 팀을 안정적으로 조율하는 한편 마치 한풀이하듯 득점 행진에도 가담해 팀 내 최다인 36점을 기록했다.
강전구 특유의 ‘빠른 발’이 이번 대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핸드볼 선수치고는 비교적 단신(180cm)인 그가 2m에 가까운 장신들이 포진한 유럽 선수 틈을 빠른 발로 비집고 들어가 골을 만드는 모습에 현지 관중은 탄성을 내뱉었다. 12골을 몰아친 세르비아전에서 단일팀은 2점 차로 졌지만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그에게 돌아갔다. 6년 만에 세계선수권에 오른 한국은 북한과 단일팀을 꾸려 전력이 처졌다는 평가에도 강전구의 원맨쇼를 앞세워 2013년(21위)과 비슷한 22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전구는 “북한의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은 좋아 보였다. 계속 힘을 모으다 보면 단일팀 전력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을 통해 훌쩍 성장한 강전구에게는 ‘리그 우승’이 과제로 남았다. 두산이 개막 후 8경기서 모두 이겨 1위를 달리는 데다 2011년 핸드볼리그 출범 후 7번 중 6번 우승한 강호라 늘 전망은 밝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SK에서 외국인 선수 부크 라조비치(30)를 영입하는 등 ‘두산 타도’를 위한 다른 팀들의 저항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2년 전 핸드볼을 그만둘 뻔한 고비를 딛고 일어선 강전구는 여유롭다.
“세계선수권 이후 자신감을 끌어올린 저도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요. 남은 경기를 다 이기겠다는 각오로 주저 않고 더 많은 슛을 던질 겁니다. 공격적으로 나서면 경기 볼 맛도 더 날 거예요(웃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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