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용택(40)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됐다. 팀의 레전드로 가는 최후의 길목엔 그의 오랜 꿈인 우승 반지가 있다.
줄무늬 유니폼과 이별할 날이 머지않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와 맺은 2년(총액 25억)간의 계약이 끝나면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2002년 LG서 데뷔해 팀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난 박용택으로선 쉽사리 발이 떨어질리 없다. 그는 “LG에서만 19년간 야구를 하고 은퇴하게 됐다.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면서도 “사실 LG에서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많이 했고,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했다. 아직은 아쉬운 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불혹을 맞은 박용택은 ‘승부욕’ 하나로 숱한 고난들을 헤쳐 왔다. 물론 철저한 몸 관리가 뒷받침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로 지낸 17년의 시간을 두고 그는 “오래 잘 버텼고, 잘 버티고 있구나 싶다”며 “선수는 경쟁심, 승부욕이 죽으면 끝난다. 그런 마음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고 했다. 이어 “매년 나와 경쟁자를 넘어서기 위해 도전하고,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은퇴 전 박용택에게 주어진 과제는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팀과 개인의 공통된 숙원사업이다. 박용택은 “차명석 단장님과의 FA 협상 과정에서도 금액적인 부분보다 ‘꼭 우승을 할 수 있게 도움을 달라’는 부탁을 드렸다”고 털어놨다. 차 단장 역시 박용택에게 팀 우승을 위한 베테랑의 역할을 당부했다. 박용택은 “야구를 잘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생활면에서도 후배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며 “후배들의 힘든 부분을 공감해주고, 나의 경험을 이야기 해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베테랑의 역할”이라고 힘 줘 말했다.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결과는 인간의 뜻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로선 원하는 결과를 위한 최상의 과정을 만들 뿐이다. 박용택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어떤 찜찜한 마음도 후회도 없이 남은 2년을 보낼 것”이라며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도 내가 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 시즌들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어 “야구장 안과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 덕아웃이든 라커룸이든 후회 없이, 아쉬움 없이 임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