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주로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
국내 최강 암말 경주마 입증
총 상금 20억 원 돌파도 눈앞
중간 그룹에서 달리던 6번 말이 마지막 4코너를 돈 뒤 직선 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앞선 말들을 차례로 제친 이 말은 결승선을 50m 앞두고 맨 앞으로 나서더니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버울프’가 대회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실버울프는 3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9경주(1800m)로 열린 제23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1분52초9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청수여걸’을 4분의 3 마신(1마신=약 2.4m) 차로 제쳤다. 이로써 디펜딩 챔피언 실버울프는 지난해에 이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1마리 경주마 가운데 최고령(7세)인 실버울프는 비가 내리는 악조건에도 노련한 경험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실버울프와 승리를 합작한 유승완 기수는 “비가 많이 와서 주로가 미끄럽고 계획보다 출발이 늦어져서 쉽지 않은 레이스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실버울프였기에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경주를 전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우환 실버울프 마주는 “날씨가 안 좋으면 선행이 좋은 말들이 끝까지 앞서는 경우가 있어 뒤따르는 말이 어려움이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실버울프가 탁월한 추입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태어난 실버울프의 구매가는 3만5000 달러(약 4000만 원)로 일반 경주마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 우승 상금 1억4250만원을 받은 실버울프는 총 수득상금 19억9242만 원을 기록해 2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윤 마주는 “가성비가 좋은 말이다. 처음엔 외형도 작고 가격도 저렴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할줄 몰랐다. 동아일보배 우승을 계기로 올해 전망도 밝게 했다”며 웃었다.
실버울프는 2017년 ‘퀸즈투어 시리즈’로 지정된 3개 대상 경주 ‘뚝섬배’, ‘KNN배’, ‘경상남도지사배’를 석권하며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여왕마에 등극했다.
국내 최강의 암말을 가리는 이번 레이스에는 짓궂은 날씨에도 3만 명 넘는 관중이 몰렸으며 총 매출액은 약 5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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