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과 2개월 넘게 ‘밀당’을 거듭했고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발하기 직전에는 두 베테랑 투수 권혁, 송은범과 원만하게 재계약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 권혁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떠났다. 캠프 초반 분위기가 어수선할 법도 했지만, 다행히 “모두 의욕적으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오키나와에 머물고 있는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용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어깨가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 출국 전 한 감독은 “선발투수진을 완성하는 게 이번 캠프의 목표다”고 말했는데, 권혁의 이탈에 따라 불펜진 구성과 재정비에도 추가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기존 투수들은 물론 신인들에게도 한층 더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한화는 이번 캠프에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6명의 신인을 데려갔다. 야수로는 변우혁(1차지명)-노시환(2차 1번)-유장혁(2차 2번), 투수로는 정이황(2차 3번)-김이환(2차 4번)-박윤철(2차 10번) 등 대부분 드래프트 상위 순번의 지명자들이다. 그 중 대학을 거친 박윤철(23)을 제외한 5명은 모두 2000년에 출생한 고졸 신인들이다.
야수 3총사는 신인드래프트 직후부터 기대를 모았다. 투수쪽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는데, 선발과 불펜을 아우르는 새 판 짜기가 이번 캠프의 최대과제인 만큼 ‘프로 적응력’을 보여주는 선수에게는 기회의 문이 좀더 일찍 열릴 전망이다.
신인투수 3명 모두 체격조건은 좋은 편이다. 부산고 출신의 정이황은 키 190㎝, 몸무게 86㎏이다. 체중을 좀더 불리면 큰 키가 주는 위압감을 배가시킬 수 있다. 신일고 출신의 김이환(183㎝·87㎏)과 연세대 출신의 박윤철(186㎝·85㎏)도 하드웨어 측면에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특히 고교 시절 마무리를 맡아 공격적인 투구 성향이 몸에 익은 김이환의 경우 불펜 즉시전력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
우선은 부상 없이 캠프를 마쳐야 한다. 신인으로 캠프에 합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독과 구단의 기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히 옮기다 보면 이들 신인 3총사가 새 판을 짜는 한화 마운드의 한 축으로 등장하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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