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을 품었다면, 이제 ‘타이밍’을 생각해야 할 27세 손흥민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7일 14시 15분


모든 것은 ‘적기’라는 게 있다. 잘 풀릴 것도 때를 놓치면 일을 그르치게 되고 반대로 타이밍을 잘 잡으면 탄력도 받고 날개도 단다. 축구 인생의 황금기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도 서서히 ‘타이밍’을 고민할 시점이 오고 있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다소 주춤하진 않을까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손흥민이 외려 펄펄 날고 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갔을 때 슬럼프를 겪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부드럽게 상승세를 잇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37분 결승골을 터트려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아시안컵 후 지난달 25일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은 곧바로 31일 왓포드전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복귀골을 신고한 바 있다. 2경기 연속 귀한 포인트를 작성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토트넘은 온전한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태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등 핵심들이 빠져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중도하차했을 때, 생각보다 빨리 영국으로 돌아갈 조건이 됐을 때 토트넘 구단과 팬들이 쌍수 들고 환영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영국의 BBC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없던 토트넘은 휘발유가 떨어져가는 듯 보였다. 손흥민의 복귀는, 마치 페라리에 휘발유를 넣어준 것과 같았다”고 표현한 것이 적절하다. 위태위태하던 토트넘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2승을 견인했고 덕분에 3위 토트넘은 19승6패(승점 57)로 선두 맨체스터시티(20승2무4패·승점 62), 2위 리버풀(19승5무1패·승점 62)과의 치열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알토란같은 활약상에 현지 언론들은 연일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스카이스포츠가 5일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손흥민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말에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활약까지 반영한 순위인데 지난주 37위에서 30계단이나 상승했다. 시즌 전체 랭킹도 21위에서 12위로 치솟았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활약상이다.

빅클럽 첼시로의 이적설까지 나왔다. 영국 매체 아이풋볼은 지난 5일 “첼시가 이적료 8000만 파운드(약 1170억원)에 손흥민을 영입하려 한다”면서 현재 2억원가량인 주급을 3배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과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 등을 덧붙였다.

소식을 전한 매체의 신뢰도가 그리 큰 편은 아니고 전체적으로 ‘설’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전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좋은 흐름 그리고 손흥민의 나이 등을 고려한다면 이제 ‘점프 타이밍’도 잴 필요가 있다.

해외 이적시장 소식에 밝은 한 에이전트는 “손흥민처럼 토트넘의 입지도 수년 전과는 달라졌다. 이제 꾸준히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우승에 도전할 정도는 또 아니다”고 냉정한 시선을 전했다. 이어 “토트넘에 그대로 있어서 문제될 것은 아니나, 만약 손흥민이 더 큰 야망을 꿈꾸고 있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결심을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손흥민이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축구종가로 입성한 것이 지난 2015년 여름의 일이다. 1992년생인 손흥민이 23세 때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고무적인 것은,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같이 상승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잖은 전문가들이 손흥민의 지금 흐름이라면 한 번은 더 ‘점프’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여기서의 점프란 토트넘보다 좋은 클럽, 지금 언급되는 첼시나 이전부터 연루설이 떠돌던 독일 바이에른 뮌헨 등으로의 이동이고 이는 곧 자국리그 우승은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됨을 의미한다.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손흥민이 처음 런던 땅을 밟을 때와 지금은 또 다른 레벨이 됐다. EPL 톱클래스가 됐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대팀의 경계대상이다. 대표팀 일정을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강행군도 익숙해졌다. 특별히 큰 부상을 당한 적 없는 ‘건강한 몸’도 자산이고 족쇄와 같던 군 문제도 해결했으니 홀가분하다.

소개한 관계자의 말처럼 토트넘이 나쁜 클럽이 결코 아니다. 구단 내 입지도 단단하다. 토트넘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손흥민과의 계약을 오는 2023년까지로 연장했다. 토트넘과 함께 보다 성장하는 그림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다른 야망을 품고 있다면 이제 ‘타이밍’을 잡아야한다. 27세도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28~29세가 되면 좋은 조건에 빅클럽으로의 이동은 쉽지 않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