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효과 극대화 안간힘
휴식찬스 사용한 경우 아직 없어… 선수들 알아서 최상 컨디션 유지
“열심히 훈련한 당신, 마셔라”… NC는 맥주로 분위기 살리기
한화 신인들 호텔 강당서도 훈련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종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일본 미국 등에서 1차 캠프를 진행 중인 각 구단은 매일 선수들의 훈련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같은 시간이라도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 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훈련캠프에서 전에 없던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 ‘자율’ 줄게 ‘책임감’ 다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첫 휴일을 앞두고 3일 저녁식사를 한 NC 선수들은 300mL 캔맥주가 담긴 아이스박스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비시즌 중 몸을 만드느라 한 방울도 입에 안 댄 ‘알코올’이 선수단 식당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깜짝’ 맥주는 다름 아닌 코칭스태프의 아이디어였다. 새로 선임된 이동욱 감독과 코치들은 지난해 창단 첫 꼴찌 추락에 선수단 내 경직된 분위기가 한몫했다고 진단하고 선수들을 웃게 할 방법을 고민했다. 코칭스태프의 ‘통 큰 결단’에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며 작년보다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NC 관계자는 “매주 휴식 전날 저녁 선수단에 맥주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자리 잡은 SK 선수단은 캠프 전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몸이 안 좋으면 눈치 보지 말고 푹 쉬라”는 깜짝 제안을 받았다. 일명 ‘일일 휴식권’. 훈련에서 열외로 빠졌다고 감독 눈 밖에 날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단다. 오히려 몸이 안 좋은데 훈련장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손해라는 게 염 감독의 지론. 하지만 ‘염심’을 읽은 양 선수들이 매일 훈련장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와 아직 휴식 찬스를 쓴 선수는 없다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 방망이 들고 호텔 떠도는 ‘병아리’들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한화 선수단 숙소에서는 저녁식사를 마친 오후 7시 반 무렵 호텔 안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돌아다니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호텔 9층 강당. 널찍한 이곳에서 이동훈(23), 정은원(19) 등 영건들은 2시간 가까이 굵은 땀방울을 흘린다. 다른 투숙객에게 위화감을 줄지 모를 모습이지만 훈련기간 동안 한화가 숙소를 통째로 빌려 걱정이 없단다. 이들에 더해 최근 노시환(19) 등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신인들도 특타 훈련에 가세해 경쟁구도가 붙으면서 한용덕 감독이 내심 흐뭇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 ‘그때 그 기운’, 이번만은
LG가 올해 1차 캠프지로 잡은 호주 블랙타운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한국이 동메달을 획득한 역사적인 곳이다. 구장 한 곳에는 이병규 타격코치 등 당시 대표팀 선수로 활약해 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 선수 24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있다.
LG가 이곳을 처음 찾은 건 아니다. 2003∼2005년 3년간 이곳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지만 3년 연속 6위에 그쳤다. 하지만 두산이 2016∼2018년 이곳을 다녀간 뒤 한국시리즈 우승 1회(2016년), 준우승 2회(2017∼2018년)를 차지했다. 10여 년 만에 다시 블랙타운을 찾은 LG는 두산에 뻗은 좋은 기운이 LG에도 들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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