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동메달
작년 평창올림픽 은메달 딴 장소… 예선 4위 뒤 준결서 넘어졌지만
3, 4위전 승리, 통산 두번째 메달… 스켈레톤 윤성빈은 6연속 메달
한국 스노보드 간판 ‘배추보이’ 이상호(24)가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에서 부활을 알렸다.
이상호는 17일 강원 휘닉스 평창 이상호 슬로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가 월드컵 메달을 딴 것은 2017년 3월 터키 대회 은메달 이후 두 번째다.
이 경기장은 이상호가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2위에 올라 한국 설상 종목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곳이다. 1년 만에 올림픽 코스에서 국제대회가 치러지면서 평창 메달리스트와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세계 랭킹 16위인 이상호는 이날 상위권 선수들과 맞붙어 모처럼 시상대에 올라 올림픽 이후 계속된 부진 탈출의 전기를 마련했다.
4위로 예선을 통과한 이상호는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레르(39·이탈리아)를 0.53초 차로 제친 뒤 8강에서는 팀 마스트나크(28·슬로베니아)보다 0.19초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승 상대는 이상호와 수시로 함께 훈련하는 실뱅 뒤푸르(37·프랑스). 팽팽히 맞서다 기문 3개를 남겨두고 승부를 건 이상호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블루 코스였던 이상호는 “레드 코스를 탄 상대 선수보다 불리한 입장이어서 막판에 좀 더 안쪽을 파고드는 모험을 걸었는데 보드가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3, 4위전에서 이상호는 마우리치오 보르몰리니(25·이탈리아)가 균형을 잃고 뒤처진 틈을 놓치지 않고 질주해 1.39초 차로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 메달을 수집했다.
이날 남자부에서는 작년 올림픽에서 12위를 했던 안드레아스 프로메거(34·오스트리아)가, 여자부에서는 평창 동메달리스트 라모나 호프마이스터(23·독일)가 우승했다.
전날 예선 1위를 기록하고도 8강에서 넘어져 5위에 그친 이상호는 “그동안 제대로 쉬지를 못해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았던 데다 후배와 동료 선수들이 많이 응원하러 와 부담감이 있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헌 감독은 “올림픽 이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호도 코칭스태프도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다시 힘을 내서 시즌 끝까지 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23, 24일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장소인 ‘시크릿 가든’에서 열리는 다음 월드컵에서 통산 세 번째 월드컵 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같은 날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 참가한 윤성빈은 1, 2차 합계 1분 47초44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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