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거리와의 싸움이다. 장타자가 일단 유리하다. 하지만 자신보다 장타자와의 대결에서는 결국 퍼팅이 승부를 가른다. 한마디로 드라이버샷은 쇼, 퍼팅은 돈이다.
25일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 달러)은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멕시코시티 차풀테펙GC(파71·7345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더스틴 존슨(미국)은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추격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21언더파 263타로 174만5000달러(약 19억6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20승째, WGC 시리즈 통산 6승째다.
이번 대회는 해발 2370m의 고지대 골프장에서 열렸기에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비거리가 평균 15% 이상 늘어난 장타 경연장이었다. 존슨은 세계 남자 골프의 손꼽히는 장타자다. 그런데 매킬로이는 그보다 더한 장타자다.
이번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랭킹은 매킬로이가 6위(313.7야드), 존슨은 29위(304.6야드), 이날 최종 라운드 평균 거리도 최고 410야드의 티샷을 날린 매킬로이(평균 365야드)가 최고 404야드를 기록한 존슨(평균 343.5야드)보다 20야드 이상 길었다. 장타력만으로는 존슨이 매킬로이를 나흘간의 대결에서 꺾고 우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존슨의 우승 원동력은 그린 적중률 1위(80.56%)와 퍼팅으로 얻은 타수(Strokes Gained-Putting·SGP) 1위(8.464타)였다. SGP는 출전 선수들 보다 상대적으로 퍼팅을 얼마나 더 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온 그린 이후의 퍼팅 수인 종전의 평균 퍼팅 수로는 퍼팅을 진짜 잘한 것인지 또는 쇼트게임을 잘해서 평균 퍼팅 수가 적게 나온 것인지를 구별할 수 없기에 그것을 구분하기 위해 나온 척도다. 존슨은 이번 대회에서 퍼팅으로 8.464타를 경쟁 선수들보다 더 줄였다는 의미다. 반면에 이번 대회 매킬로이의 SGP는 2.788타로 존슨과 매킬로이의 SGP 차는 5.676타. 두 선수 최종 타수 차 5타는 결국 퍼팅에서 갈렸다는 결론이다.
퍼팅에서 9타 이상 손해 본 타이거 우즈(SGP ―9.024타)는 공동 10위(8언더파 276타)로 시즌 첫 ‘톱10’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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