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팀 해체라는 날벼락을 맞은 중국 프로축구 갑(甲·2부) 리그 옌볜 푸더 황선홍 감독이 결국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울산을 찾아 3차 동계전지훈련을 이끌다 25일 갑작스러운 팀 해체 소식을 접한 황 감독은 사태 하루 뒤인 26일 일부 기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스럽다. 조만간 구단을 방문해 (거취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슈퍼리그와 갑 리그 등 자국 프로축구를 관리하는 중국축구협회(CFA)는 옌볜 구단에 25일 “2019시즌 리그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CFA는 매년 세금납부 증명과 함께 새 시즌 자금 현황을 보고받는데, 옌볜은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시나스포츠와 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협회 관리들이 구단 수뇌부와 만나 일련의 상황을 정리 중인 가운데 황 감독과 강철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은 이날 소식을 전달받았다.
조선족 자치주를 연고로 1955년 창단한 옌볜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된 배경은 재정난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끈끈한 저력을 과시한 구단은 2016년 1월 중국 보험사 푸더 그룹과 연간 400억 원대 후원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자금 지원이 끊겼다. 구단은 어렵게 버텨오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미납 세금이 4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K리그1 FC서울을 떠난 뒤 지난해 12월 옌볜 지휘봉을 잡았던 황 감독은 2개월여 짧은 동행을 마치게 됐다.
사실 황 감독이 분위기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건 아니다. 팀이 사라질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계속되던 1월 동남아시아의 러브 콜을 받았으나 옌볜은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고 계약기간도 남았으니 계속 선수들을 이끌어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의리를 택한 황 감독의 입장은 더욱 불편해졌다. 황 감독은 구단을 찾아 잔여연봉 등 입장을 정리하고 계약을 끝내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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