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맞을까봐 겁나” “3점 따러 가겠다”…K리그 감독들 치열한 기싸움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6일 16시 47분


K리그1 3월1일 개막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서울 에서 열린 ‘2019 프로축구 K리그1 개막미디어데이’에서 12개팀 감독들이 트로피에 손을 얹고 있다. 프로축구는 오는 3월 1일 K리그1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 동안의 정규시즌을 시작한다. © News1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 서울 에서 열린 ‘2019 프로축구 K리그1 개막미디어데이’에서 12개팀 감독들이 트로피에 손을 얹고 있다. 프로축구는 오는 3월 1일 K리그1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 동안의 정규시즌을 시작한다. © News1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새 시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모인 K리그1 감독과 선수들은 유쾌한 설전을 주고 받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26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 K리그1 12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올 시즌 K리그1 역시 전북 현대의 독주가 예상된다. 최강희 감독과 김민재가 팀을 떠났으나 여전히 두 팀을 꾸릴 수 있을 정도의 탄탄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새롭게 전북 지휘봉을 잡은 포르투갈 출신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의 색깔대로 가겠다”며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다시 한 번 리그를 제패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연스레 전북의 독주를 누가 저지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 감독들은 울산 현대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울산은 겨우내 김보경, 주민규, 윤영선, 신진호 등 알짜들을 대거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김도훈 감독은 동료 지도자들의 후한 평가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동계 훈련을 하면서 ‘올해는 선수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전북이 독주를 하다보니 여러 팬들이 ‘울산이 전북을 이겨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은 나란히 명가재건을 별렀다.
최용수 감독은 “불안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선수들과 값진 땀을 흘렸다. 2~3년 사이 팀이 좋지 않았는데 나는 이것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성적이 중요하지만 과정에서도 좋은 축구를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우승후보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축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변수가 많이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색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개막전 상대팀 감독에게 기선제압의 한마디를 던져달라는 요청에는 도발적인 말들이 오갔다.

서울 원정 경기에 나서는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최용수 감독을 향해 “집(구장) 크다고 축구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고 자극하자 최용수 감독도 “기대하고 있다. 축구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을 빗댄 “안데르센 감독의 슬픈 동화로 끝날 것”이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하이라이트는 울산 김도훈 감독이 장식했다. 김 감독은 수원 이임생 감독을 빤히 바라보더니 “무서운 말하면 싸대기 맞을 것 같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황한 표정의 이임생 감독은 “형님, 3점 따러 가겠습니다”라며 황급히 대화를 마쳤다. 새 시즌이 기대되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우승 0순위인 전북으로 이적한 문선민은 트레블을 목표로 내걸었다. 전북의 목표와 같다. 문선민은 “팀이 이를 달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관제탑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다른 걸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BJ) 감스트가 전달해주는 동작으로 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북의 대항마 중 한 팀으로 꼽히는 경남FC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조던 머치가 선수단을 대표해 자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의 머치는 벌써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머치는 “금요일에 있을 개막전이 기대된다. 감독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대구FC는 새 구장에서 새 출발한다. 한희훈은 “많은 분들이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 힘들다고 하던데 경험해 보지 못해 아직 모르겠다”면서 “정말 힘든 훈련을 소화했다. 그걸 견뎠기 때문에 개막전부터 박살내고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기업의 지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은 맥없이 넘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수원은 이임생 감독 체제로 새 시즌에 임한다.

염기훈은 “활기차게 시즌을 시작한 것 같다. 감독님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디테일하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지만 난 호락호락하지 않다. 상대팀들도 긴장했으면 한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2019시즌 K리그1은 3월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디펜딩 챔프’ 전북과 FA컵 우승팀 대구의 맞대결로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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