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의 대부분 감독들은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대항마로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임한 울산 현대를 꼽았다. 그러나 경계대상은 달랐다. 자신들이 원하는 결실을 맺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벽을 의미한다. 부담스럽지만 영광스럽기도 한 주인공은 포항 스틸러스였다.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미디어데이에서 많은 사령탑들이 포항의 저력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전북의 대항마로 사실상 몰표를 받았던 울산 김도훈 감독은 ‘동해안 더비’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역설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도 있지만 동해안 더비의 분위기도 뜨겁다.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주목하는 라이벌 매치다. 포항과의 뜨거운 명승부를 올 시즌에도 기대하고 있다.”
포항은 지난시즌 정규리그에서 전북, 경남FC, 울산에 밀려 4위로 마쳤으나 언제든 치고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췄다. 잠시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으나 모두가 머리를 맞댄 결과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이르렀다. 가정은 부질없지만 울산이 대구FC를 꺾고 FA컵 왕좌를 차지했다면 포항은 ACL 플레이오프(PO)에 올라 대회 조별리그 출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욘 안데르센 감독(노르웨이)도 이 점을 주목했다. “지난해 우리는 포항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포항은 후반기 퍼포먼스가 대단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가장 ACL에 근접한 팀”이라고 기억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도 포항을 가장 경계했다. 서울은 3월 3일 안방에서 포항과 정규리그 홈 개막전(1라운드)을 갖는다. 시즌 초반 행보가 불안정해 ‘슬로우 스타터’ 이미지가 강한 서울로선 포항에 승점 3을 얻어야 한결 안정적으로 남은 여정에 임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첫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승격의 영광을 경험한 성남FC 남기일 감독도 포항을 유심히 지켜봤다. “포항전을 잘 풀어가야 한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남 감독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포항의 속내는 어떨까. 최순호 감독은 울산이 특히 부담스럽다. “경기력은 딱히 밀리지 않으면서도 패한 경우가 많았다. 오랜 역사의 ‘동해안 더비’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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