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리그에서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여자부 부산시설공단은 다른 팀들에 ‘악의 축’으로 불린다. 2016년 말 인천시청의 전성기를 이끈 ‘우승 청부사’ 류은희(29·라이트백) 영입을 시작으로 심해인(32·레프트백) 권한나(30·센터백)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품으며 단숨에 ‘우승 전력’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신장(185cm)을 가진 피벗 강은혜(23)까지 지명했다. 타 팀들은 “올해는 부산시설공단이 우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타도 부산’을 외쳤다.
모두의 예상대로 리그 1위(12승 2패 승점 24)를 달리고 있는 부산시설공단은 최근 다시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주 일본 블랙불스에서 활약하던 국가대표 이미경(28·센터백)과 함께 외국인 선수로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케티(37·레프트백)까지 영입한 것이다. 강재원 부산시설공단 감독은 “선수층이 얇은 데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부상이 생겨 친분이 있던 일본, 미국 감독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여자부에서 외국인 선수는 2011년 핸드볼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남녀부 통틀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남자부 SK가 영입한 부크 라조비치(30·몬테네그로)에 이어 두 번째다.
최강팀의 명성에 걸맞은 확실한 볼거리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처음 출격한 이미경은 강호 삼척시청을 맞아 팀 내 최다인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26-24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시설공단을 승점 1점 차까지 추격했던 SK와의 승점 차도 3으로 벌리며 선두 독주체제 구축의 기반을 마련했다.
선수등록을 마친 케티도 다음 달 1일 광주도시공사 경기부터 출격한다. 강 감독은 “광주도시공사 경기에서 강은혜, 케티를 나란히 중앙 수비 라인에 세우는 실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케티의 신장이 188cm인데, 강은혜와 나란히 선다면 평균 ‘186.5cm’의 수비벽이 세워진다. 상대 팀에는 공포를, 관중에게는 흥미를 줄 수 있다.
강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그간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는데 이들의 가세로 부담감을 덜고 좀 더 즐기며 (우승에) 한발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단 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부산시설공단이 한미 국가대표들의 활약을 앞세워 우승이라는 오랜 소원을 이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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