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선수단이 3일 청주에서 KEB하나은행을 꺾고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박지수와 쏜튼 등 특급 스타를 앞세운 KB스타즈는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청주=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박지수(21)의 리바운드와 카일라 쏜튼(27)의 속공.’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를 평정한 ‘트윈 타워’의 위력은 KB스타즈가 13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경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KB스타즈는 3일 청주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의 안방경기에서 71-65로 승리해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06년 여름 리그 우승 이후 13년 만의 정규 리그 1위다. 이날 박지수는 16득점 9리바운드, 쏜튼은 16득점 6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박지수는 “너무 좋은데 아직 얼떨떨하다. 처음 해보는 우승이라 그런지 팀원들도 어떻게 좋아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수와 쏜튼은 혼자서 골밑을 맡기에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쏜튼은 경기당 평균 득점 1위(21.45점)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졌지만 키가 185cm로 현재 WKB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작다. 박지수는 193cm의 높이와 타고난 농구 센스를 앞세워 리바운드(3위), 어시스트(9위)에서 빛을 발하지만 아직 골밑 득점력이 무르익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가 함께 ‘트윈 타워’를 형성하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조합이 된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KB스타즈를 상대하는 팀은 매 경기 박지수와 쏜튼의 상대로 누구를 붙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외국인 선수를 쏜튼에게 붙여도, 박지수에게 붙여도 빈틈이 생긴다. 둘의 조합은 상대에게 어려운 선택을 강제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타 구단 감독 전원에게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4라운드까지 우리은행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우리은행과의 1, 2차전에서 겪은 연이은 패배가 뼈아팠다. 비시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대표팀과 미국프로농구(WNBA)를 거친 박지수는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새로 합류한 쏜튼과 염윤아 등은 팀에 녹아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
KB스타즈는 3라운드에서 우리은행을 처음 꺾은 뒤 상승세를 탔다. 4라운드 후반부터 구단 신기록인 13연승을 질주했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일본 규슈산업대 출신으로 국내 프로농구 삼성에서 뛰었다. 대학농구연맹 사무국장과 일본 샹송화장품 코치를 거쳐 3년 전 KB스타즈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은 오랜 무명 세월을 뚫고 지도자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그는 “땀을 아주 많이 흘릴 것 같아 셔츠 두 벌을 갖고 왔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KB스타즈는 우리은행-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는다. KB스타즈의 7번째 챔프전 진출. 준우승만 6번에 그친 KB스타즈는 구단 사상 첫 통합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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