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캠프의 주인공 ‘데이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투-타구 분석 ‘트랙맨’ 도입 확산… 부상 방지 효과에 선수들도 관심

삼성 선수들이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포터블 트랙맨을 활용해 훈련을 하고 있다. 온나=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삼성 선수들이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포터블 트랙맨을 활용해 훈련을 하고 있다. 온나=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좋았을 때의 감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프로야구 삼성 투수 최충연(22)에게 “좋았을 때”는 단순히 최상의 컨디션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밀한 투구 분석을 통해 측정된 공의 회전수, 릴리스 포인트(투수가 공을 놓는 위치),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손끝까지의 거리) 등이 원하는 수준으로 나왔을 때의 감각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충연은 데이터 야구의 대표적인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해 2월 삼성은 국내 구단 중 최초로 군사용 레이더를 활용해 투·타구를 분석하는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충연은 트랙맨의 조언을 통해 평균 릴리스 포인트를 7cm 위로 높이고 익스텐션을 3cm까지 늘렸다. 그 결과 직구 평균 구속은 2017시즌 평균 시속 143.5km에서 지난해 146.8km로 올랐고 피안타율은 0.371에서 0.248로 낮아졌다.

이번 시즌 각 구단은 ‘데이터 활용’을 스프링캠프의 화두로 삼았다. 삼성을 비롯한 7개 구단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동식 트랙맨, 랩소도 등 투·타구 분석 장비를 시험적으로 사용하거나 이미 도입했다. 이동식 장비를 활용하면 경기뿐 아니라 훈련 중에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SK, LG 등은 오키나와에서 선수단 대상으로 트랙맨 데이터 활용 교육을 진행했다. LG 박용택, 김현수 등은 교육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질문을 이어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노석기 LG 전력분석팀장은 “투·타구 분석 데이터는 부상 방지와 기량 향상을 위한 자료가 된다. 선수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는 선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염경엽 SK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투수 하재훈을 두고 “공의 회전수 등 투구 데이터가 메이저리거급이다”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일본을 거치며 포수, 외야수, 투수를 모두 경험한 하재훈의 잠재력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한 것이다.

오키나와=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오키나와 캠프#삼성#데이터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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