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2)은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1~2차 캠프 내내 마운드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탄탄한 야수층과 견줘 마운드에는 불안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의 사정을 살펴보면, 김태형 감독의 고민은 결코 엄살이 아니었다.
빠른 공을 지닌 계투요원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타자들의 배트스피드가 떨어진 경기 후반을 책임질 최고의 카드여서다. ‘파이어볼러’ 김강률과 곽빈의 이탈이 뼈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소 전반기에는 이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1~2차 캠프를 통해 또 다른 파이어볼러 두 명이 두각을 나타냈다. 최대성(35)과 홍상삼(29)이 그들이다. 최대성은 연습경기 내내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고, 홍상삼도 한층 안정된 컨트롤을 앞세워 순항하고 있다. 이들 두 명 모두 컨트롤에 약점이 뚜렷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볼넷 감소에 따른 안정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최대성과 홍상삼) 둘 다 굉장히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다. 경기운영 능력이 관건인데,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된 실전을 통해 끝까지 지켜보려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둘의 의지도 강하다. 최대성은 “예전에는 그저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며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전략적으로 투구하고 있다”며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 게 고무적이다. 남은 기간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홍상삼도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몸 상태도 좋다. 지금의 흐름을 시즌 개막까지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