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대패로 챔스 탈락… ‘레알 제국’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7일 03시 00분


아약스에 1-4 져 8강행 좌절, 1차전 승리 못 지키고 와르르
모드리치 “호날두 그리운 밤”… 대체할 킬러 못 찾아 골 가뭄
토트넘은 손흥민 침묵했지만 도르트문트 꺾고 8년 만에 8강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가운데)가 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실점을 한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 1차전 방문경기에서 2-1로 이겼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1-4로 패해 1, 2차전 합계 3-5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마드리드=AP 뉴시스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가운데)가 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실점을 한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 1차전 방문경기에서 2-1로 이겼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1-4로 패해 1, 2차전 합계 3-5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마드리드=AP 뉴시스
“1000일 이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지배해 온 레알 마드리드 왕조가 무너졌다. 전례 없이 강력했던 그들의 권세는 눈물로 종말을 고했다.”(AP통신)

유럽 축구 무대의 ‘왕’으로 군림한 그들이었다. 한때 지구상의 모든 스타들을 끌어모은 팀이라며 ‘은하수 군단’으로까지 불렸던 별들의 집합체였다. 그들이 안방경기에서 아주 참담하게 무너졌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UCL 16강 2차전 안방경기에서 1-4로 참패했다. 레알은 방문 1차전에서 2-1로 이기고도 합계 3-5로 밀리며 9년 만에 UCL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주장인 수비의 핵 세르히오 라모스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상태에서 아약스의 하킴 지야크, 다비드 네리스 등이 골문을 열었다.

‘별들의 무대’ UCL에서 3연패(2015∼2016, 2016∼2017, 2017∼2018시즌)를 달성하는 등 통산 13회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최강으로 군림해 온 레알은 충격에 빠졌다.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레알의 가장 큰 변화는 ‘호날두의 부재’다. 지난 시즌 UCL 득점왕(15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해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했다. 레알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 등 ‘특급 도우미’가 있지만 패스를 골로 마무리할 ‘특급 골잡이’가 없다. 16강 2차전에서도 레알은 5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1골에 그쳤다.

2015∼2016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레알은 UCL에서 112골을 넣었다. 이 중 호날두의 득점이 43골에 달했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이상 파리 생제르맹) 등의 영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레알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리아노 디아스 등 신예들로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주니오르와 디아스의 이번 시즌 총득점은 각각 4골, 2골에 그치고 있다. 모드리치는 “호날두가 그립다. 그를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것은 어렵다”면서 “적어도 한 시즌에 15∼20골을 넣어줄 선수가 없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레알을 떠난 호날두도 ‘UCL의 사나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UCL 1골에 그치고 있다. 호날두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26경기에서 19골을 넣어 파비오 콸리아렐라(삼프도리아)와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고의 무대인 UCL에서는 과거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날두 역시 레알에 몸담고 있던 시절만큼 동료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한 것이다. 유벤투스는 UCL 16강 1차전에서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2로 완패했다. 성폭행 논란에 휩싸여 있는 호날두는 당시 관중이 이와 관련된 야유를 퍼붓자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유벤투스는 13일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른다. 유벤투스는 다득점의 승리가 필요하다. 호날두의 득점력이 살아나야 한다.

레알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슈퍼스타 출신 지네딘 지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훌렌 로페테기,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연달아 사령탑에 앉았지만 슈퍼스타들을 ‘원 팀’으로 묶는 데 실패했다. 시즌 내내 선수단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측면 공격수 개러스 베일은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 2013년부터 레알에서 생활 중이지만 아직도 스페인어를 못 하고 동료들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스페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솔라리 감독 체제에서 후보로 전락한 측면 수비수 마르셀루는 유벤투스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할 주장 라모스는 누적된 경고 소멸을 위한 고의 반칙 파문 등으로 팀에 재앙을 불러왔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잉글랜드)은 이날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16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4-0으로 8년 만에 UCL 8강에 진출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레알 마드리드#ucl#호날두#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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