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2019시즌 키 플레이어는 황재균(32)이다. 지난해까지 중심타선을 소화했지만 올해는 리드오프 변신을 앞두고 있다. 거기에 익숙했던 3루를 떠나 유격수 중책까지 맡을 전망이다. 2010년 이후 9년 만에 유격수로 나서는 황재균의 어깨가 가볍지 않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8일 귀국한 이강철 KT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야수진 윤곽은 얼추 나왔다. 시범경기도 주축 야수들 위주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주전 대부분을 낙점한 가운데 관심이 쏠린 지점은 황재균의 유격수 변신이다. 이 감독은 캠프 초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외야수로 나섰던 오태곤의 유격수 변신을 고민했다. 하지만 캠프 막판부터 유격수 황재균·3루수 오태곤 카드를 꺼냈다. 적어도 시즌 초반까지는 이 조합을 유지할 전망이다.
황재균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시점이다. 2011시즌 초반에도 유격수로 종종 나섰지만, 그마저도 6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마지막이다. 롯데 시절은 물론 미국 무대에 진출했을 때도 유격수 출장은 없었다. 황재균은 “9년은 된 것 같다. 감독님과 팀이 필요로 한다면 더 좋은 방향을 위해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캠프 때 타구가 내 쪽으로 많이 안 왔다. 시범경기 때 타구를 받아봐야 실감날 것 같다”고 밝혔다. 주전 3루수가 유력한 오태곤 역시 “아무래도 3루수가 유격수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롯데 시절 소화했던 경험도 있다. 수비에서도 구멍이 되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나섰던 심우준에게는 2루와 3루 백업을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마땅한 백업 야수가 없었던 KT에게는 수비와 주력에서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기대할 만한 백업이 생기는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많이 바꾸고 도전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시도에 그쳤지만 강백호의 투타 겸업을 고민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감독은 “모든 시도의 성패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유격수 황재균은 이강철 감독의 주름을 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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