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NC 다이노스는 주전 포수 김태군(경찰 야구단)의 군 입대 공백을 해소하지 못했다. 포수 타석 OPS(출루율+장타율)는 0.500에 불과했다. 1위 두산 베어스(0.930)는 물론 리그 평균(0.726)에도 턱없이 못 미쳤다. 폭투와 포일을 가장 많이 범한 팀이기도 했다. 공수 모두에서 포수진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다를 수밖에 없다. 양의지(32)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의 합류로 양과 질 모두 풍성해졌다. 국가대표 안방마님이자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불렸던 양의지의 존재감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베탄코트의 포수 활용도 가능하다. KBO리그 첫 레귤러 포수의 탄생이 임박한 것이다. 과거 윌린 로사리오, 비니 로티노 등 외국인 포수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다. 베탄코트는 포수로 마이너리그 4983이닝, 메이저리그 940이닝을 소화한 베테랑이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내내 에디 버틀러~드류 루친스키 외인 원투펀치는 물론 토종 선수들과도 호흡을 맞췄고, 별다른 문제를 노출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당시 양의지는 “베탄코트는 좋은 포수인 것 같다. 하지만 타자로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내는 것이 팀에 더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베탄코트는 “팀이 원하면 1루수나 외야수로 나갈 준비가 돼있다. 포수로 나간다면 의사소통에 대한 염려가 많은데, 내 가장 큰 소통 수단은 사인이다. 별다른 문제가 없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와 호흡을 맞춘 투수들도 “국내 포수와 딱히 다른 점을 못 느꼈다”고 했다.
NC의 안방 1옵션은 양의지이지만 베탄코트가 2~3옵션 역할로 주전 포수의 짐만 덜어줘도 충분하다. 지난해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행복한 고민이다. 이들의 안방 경쟁에서 나오는 시너지는 양과 질 모두 풍성해진 NC 안방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