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동아마라톤, 100세 전국체전의 특별한 만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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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회 동아마라톤과 100회 전국체육대회가 같은 길을 뛴다.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의 마라톤이 17일 개최되는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코스를 그대로 사용한다. 대한육상연맹은 “서울시-서울시체육회와 논의를 거쳐 최근 이같이 결정했다. 국제적으로 공인 받은 ‘골드 라벨’ 코스라 별도의 공인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체전은 매년 열리지만 올해는 아주 특별하다. 192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100회째를 맞기 때문이다. 전국체전은 조선체육회(현 대한체육회)가 강제 해산 당한 기간(1937~1944년)과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을 제외하곤 매년 가장 권위 있는 국내 종합대회 역할을 이어왔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대회를 여는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조직위원회를 꾸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서울광장 일대에서 개막 D-300 공식행사를 성대하게 열고 ‘카운트다운 시계탑’ 제막까지 했다.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한 국내 유일의 골드 라벨 대회다. 현재 국내에서 라벨을 부여받은 대회는 서울국제마라톤과 실버 라벨의 대구 국제마라톤 2개뿐이다. IAAF는 선수들의 기록, 참가자 수, 스폰서 후원과 중계 규모, 도핑 체계 등 세밀한 부문까지 심사해 등급을 정한다. 서울국제마라톤은 2010년 처음 선정된 뒤 10년 연속 골드 라벨을 유지하고 있다. 첫 선정 당시 세계 5대 마라톤(뉴욕, 보스턴, 시카고, 런던, 베를린)을 포함해 14개뿐이었던 골드 라벨은 지난해 56개까지 늘었다. 이에 IAAF는 내년부터 ‘플래티넘 라벨’을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국제마라톤 조직위원회는 동아일보 창사 100주년인 내년 대회가 플래티넘 라벨로 승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1931년 시작해 2000년 서울국제마라톤으로 변신한 ‘동아마라톤 서울 코스’는 개최 시점 상황에 따라 약간의 조정이 있긴 했지만 광화문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큰 틀은 유지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릴 수 있는 기회이자, 코스의 표고 차가 크지 않아 기록이 잘 나오는 것도 손꼽히는 장점이다. 이 코스에서 오주한(청양군청)은 2016년 2시간5분13초의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을, 2006년 저우춘슈(중국)는 2시간19분51초의 국내 개최 여자부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김도연(SH공사)이 2시간25분41초로 21년 묵은 한국기록을 깬 것도 이 길이었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도 기록이 잘 나오는 ‘봄 동마(동아마라톤)’는 꼭 달려야 할 대회로 명성이 자자하다.

서울국제마라톤이 열리는 17일 광화문광장에는 ‘100회 전국체전 홍보대사’ 이봉주가 참석해 서울시민과 참가자들을 만난다. 서울국제마라톤 조직위는 광화문광장, 올림픽공원(10km 출발지점), 잠실종합운동장에 전국체전 공식 마스코트를 배치하고 현수막을 거는 등 전국체전 알리기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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