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투수 저스틴 헤일리(29)의 무기는 높은 릴리스포인트(2.03m)와 긴 익스텐션(2.06m)이다. 이는 높은 타점에서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헤일리가 195㎝의 장신이다 보니 타자들이 느끼는 공의 위력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2게임에서 8이닝 무실점(5삼진 3사사구)의 호투를 펼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헤일리는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통해 국내 공식 무대 첫선을 보였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4이닝~5이닝, 투구수 70개~80개 정도를 소화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밝혔고, 헤일리는 4이닝 동안 76구를 던지며 5안타 무4사구 5삼진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포심패스트볼(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7㎞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커터·15개)과 커브(7개), 포크볼(6개)를 섞어 던졌다. 17명의 타자를 상대로 12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진 부분도 돋보였다 .이후에도 총 4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위력을 뽐냈고, 3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한 4회를 제외하면 큰 위기조차 없었다. 지난 3년간(2016~2018시즌) 외국인투수의 합산 성적이 26승49패, 평균자책점 5.91로 승패마진이 -23에 달했던 삼성 입장에선 헤일리의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헤일리는 이미 한국 문화에 적응한듯 마운드에 오르기 전 모자를 벗고 김익수 구심에게 인사했다. 첫 상대 황재균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시속 145㎞의 하이패스트볼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패스트볼은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이후에도 총 4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위력을 뽐냈고, 3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한 4회를 제외하면 큰 위기조차 없었다. 논란의 여지도 지웠다. 투구 시 글러브를 앞뒤로 흔드는 동작에 대한 심판진의 지적은 없었다.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심판진이 헤일리가 글러브를 흔드는 모습을 촬영해가기도 했는데, 미국에서도 같은 동작에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헤일리 입장에선 한결 마음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 헤일리는 “전체적인 느낌이 좋았다. 전적으로 포수 강민호의 리드를 따랐다”며 “아름다운 구장에서 야구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정규시즌 때도 잘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를 상대로 2안타를 터트린 KT 주장 유한준은 “(헤일리의) 타점이 확실히 높다. 구속도 전광판에 찍히는 숫자보다 더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볼 끝의 힘이 좋다는 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