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우승에도 울지 않았던 위성우 감독의 눈물 “영희야 미안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18일 21시 49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오른쪽)과 임영희.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오른쪽)과 임영희. 스포츠동아DB
“(임)영희야 미안하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이 진한 눈물을 흘렸다.

아산 우리은행은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68-75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에서 1승2패로 밀린 우리은행은 7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위 감독은 6시즌 연속으로 통합우승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대표팀을 맡아 금메달을 따는 순간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랬던 그는 3차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패배 때문이 아니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베테랑 임영희(39) 때문이었다.

임영희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우리은행이 패하면서 이날 PO 3차전이 임영희에게는 마지막 경기가 됐다. 위 감독은 “오전 훈련 때 슈팅연습을 하는데, 매 경기날 아침마다 내가 (임)영희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니 오늘(18일) 패하면 마지막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는 동안 이미 위 감독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위 감독에게 우승을 놓친 것보다 마음 아픈 것은 함께 고생해온 임영희의 마지막 순간을 빛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었다.

그는 “영희에게 늘 미안했다. 영희가 우리나이로 마흔이다. 마흔이 돼서도 나한테 욕을 먹으면서도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몫을 묵묵히 했다. 내가 혼을 내면서도 미안했다. 마지막이기 때문에 우승을 해서 멋있게 마무리하길 바랐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흐느꼈다.

아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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