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유재학(56) 감독은 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몇 달 만에 자유투를 직접 던졌다. 몇 차례 ‘영점’ 조정을 한 뒤 10개 가운데 9개를 적중시켜 팀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유 감독은 19일 삼성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팬 서비스 차원에서 이대성과 자유투 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1위 달성을 기념하기 위한 이색 이벤트로 생방송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평소 승부사로 유명한 유 감독이다 보니 이번 행사도 허투루 나설 수 없어 거사 하루 전날 몸 풀기에 나섰다. 벼락치기였지만 한때 정교하기로 소문났던 자유투 실력을 회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결 방식은 유 감독과 이대성이 각각 주어진 30초 동안 자유투 10개를 던져 더 많이 넣는 쪽이 이기게 된다. 5번째와 10번째 공은 ‘골든볼’로 정해 1점이 아닌 2점이 주어진다. 현대모비스 이도현 사무국장에 따르면 유 감독은 ‘모의고사’에서 12점 만점에 11점을 기록했다.
유재학 감독은 기아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 농구대잔치에서 통산 자유투 성공률 5위(82.9%)에 올랐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 팀내 자유투 성공률 1위(83.3%)를 달리고 있다.
현역 시절 명가드로 이름을 날리며 1988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는 자유투에도 재주가 많다. 유 감독은 “용산중 때 자유투 98개를 연속해서 성공시킨 적이 있었다”며 웃었다.
1986년 기아 창단 멤버로 입단한 유 감독은 1987년 1월 17일 농구대잔치 현대전자와의 경기에서 자유투 15개를 던져 모두 적중시켰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역대 농구대잔치 자유투 성공률 1위 기록이라고 밝혔다. 공동 1위 김유택은 1991 농구대잔치에서 10개 시도에 10개 적중으로 100% 성공률이었다.
고감도 자유투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외곽슛 100개를 던진 뒤 바로 자유투 20개를 쏘고 다시 외곽슛 100개를 던지는 훈련 방법을 반복했다. 야간에도 늘 자유투 훈련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모비스의 한 선수는 “비시즌에 감독님이 자유투 시범에서 15개를 연달아 넣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이벤트에서 유 감독의 승리를 예상하는 팀 관계자가 많은 이유다.
지도자가 된 뒤에도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투를 강조하고 있다. 경기 종료 직전이라거나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유투가 승패를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훈련 도중 선수들의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자유투를 던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전에서 지치거나 긴장된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시즌 동안 진행한 ‘사랑의 바스켓’ 프로그램에 응모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2000만 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신형 쏘울부스터 경품 추첨도 실시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