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전념” 김한수 감독, 이학주 향한 현실적 기대치

삼성 이학주(왼쪽)-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중고 특급신인’ 이학주(29·삼성 라이온즈)의 KBO리그 첫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화려한 경력에서 비롯된 기대치는 이미 리그 정상급 내야수 수준이다. 하지만 김한수 감독은 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자칫 짐이 될까 염려하는 사령탑의 마음이다.

삼성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를 치른다. 이날 삼성은 박해민(중견수)~구자욱(우익수)~이원석(3루수)~다린 러프(1루수)~김동엽(지명타자)~박한이(좌익수)~강민호(포수)~이학주(유격수)~김상수(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김한수 감독은 “좌익수 김헌곤이 19일 새벽 득남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좌익수 자리를 제외하면 시즌 베스트 멤버라고 봐도 좋다”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은 키스톤 콤비 이학주-김상수를 나란히 하위타선에 배치하는 그림이다. 이학주는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타격과 수비를 겸비한 유격수로 꼽혔다. KBO리그 복귀 전 2년간 실전 공백이 문제로 꼽히지만, 타격감을 회복하면 상위 타선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김한수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학주에게 타석에서 뭔가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비에 전념해달라는 주문이다. 이학주를 8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다. 주루에 대한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무릎 십자인대 부상 경력이 있지만 주루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다. 뛰는 데 문제는 없지만 도루 비중을 높게 잡지 않을 것이다. 학주에게 바라는 건 수비”라고 재차 강조했다.

물론 마냥 ‘하위타선 타자’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2년의 공백은 실전으로 충분히 지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학주가 감을 회복하면 상위타선 배치도 가능하다. 그럴 경우 (구)자욱이를 중심타선에 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학주가 어느 시점이 지나면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믿음이 담긴 발언이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